“상업 발사에 성공하면 단숨에 2000억원 규모 계약이 체결됩니다.”
4일 충북 청주 이노스페이스 캠퍼스에서 만난 김수종 대표는 올 하반기 예정된 2차 상업 발사를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그는 “상업 발사에 성공하는 순간 대기 중인 수요가 한꺼번에 계약으로 전환된다”며 “시험 발사까지 성공한 기업은 전 세계적으로 손에 꼽힐 만큼 기술 장벽이 높은 분야”라고 설명했다.
“성공시 한국도 우주 발사 강국 진입”
이노스페이스는 국내에서 유일한 민간 발사체 개발 기업이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는 스페이스X와 로켓랩 정도만 안정적인 상업 발사를 수행하고 있다. 발사체는 우주로 가는 ‘운송 수단’으로, 위성을 발사체를 통해 궤도에 올리려는 전 세계 정부와 기업이 주요 고객이다. 이노스페이스가 발사에 성공할 경우 계약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물량만 약 2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김 대표는 “소형 발사체 기준, 상업 발사에 성공하는 순간 한국도 미국에 이어 민간 우주 발사 시장에서 강국에 올라설 수 있다”고 말했다. 발사 일정도 공격적으로 잡혀 있다. 상업 발사에 성공할 경우 내년 최소 5회, 이후 연간 9회 등 발사 횟수를 확대할 계획이다. 그는 “발사체 산업은 반복 발사를 통해 신뢰성을 확보하는 산업”이라며 “발사 횟수가 곧 매출과 직결된다”고 말했다.
이노스페이스는 2017년 5명 내외로 출발해 현재 약 240명 규모로 성장했으며, 세종 본사를 중심으로 화성·청주 등에 연구·생산 거점을 두고 있다. 2024년 코스닥 상장에도 성공했다. 실적 부진에도 투자 유입은 이어지고 있다. 상장 전 706억원, 상장 후 306억원 등 총 1012억원이 유치됐다.
○브라질 키우는 韓 발사체…우주 생태계 ‘촉매’
브라질에 진출한 이노스페이스는 현지 우주 산업 생태계를 키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 회사는 브라질 알칸타라 우주센터를 기반으로 발사 서비스를 수행하며 현지 정부·기관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브라질은 2003년 발사체 개발 과정에서 대형 폭발 사고를 겪었다. 당시 공군·엔지니어 21명이 사망하는 국가적 재앙 이후 장기간 발사 공백이 이어졌고, 발사 인프라는 사실상 방치된 상태였다. 이노스페이스는 2023년 3월 시험발사를 성공시키며 브라질에서 발사에 성공한 첫 민간 기업이 됐고, 침체된 발사 산업에 전환점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후 상업 발사까지 추진하며 현지 발사 산업 재가동의 출발점으로 자리 잡았다.
이 같은 상징성은 정상외교에서도 드러났다. 지난 2월 방한한 브라질 룰라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이노스페이스를 직접 언급하며 협력 의지를 밝혔고, 이재명 대통령도 “한빛-나노 발사 시도는 양국 우주협력의 중요한 자산”이라며 “머지않은 미래에 반드시 성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김수종 대표는 “브라질은 발사장이 있지만 활용하지 못했던 국가”라며 “민간 발사가 시작되면 위성 기업과 관련 산업이 함께 성장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발사가 반복되면 현지에서도 위성·부품·서비스 기업이 늘어나며 자연스럽게 우주 산업 생태계가 형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와 협력하는 韓 우주 생태계
이노스페이스의 최종 목표는 단순 발사체 기업이 아니다. 김 대표는 “발사체는 우주로 가는 고속도로”라며 “진짜 시장은 위성과 데이터 서비스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이미 위성 사업부를 신설했으며, 장기적으로는 ‘발사→위성→데이터’로 이어지는 우주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우주 산업 내 역할도 강조했다. 김 대표는 “대형 발사체를 중심으로 한 국가 주도 사업과 민간 소형 발사체는 경쟁 관계라기보다 상호보완적 구조”라며 “버스와 택시처럼 다양한 운송 수단이 함께 있어야 산업이 동반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주도하는 누리호 사업과 이노스페이스의 민간 발사 사업이 병행되며 우주 산업 전반을 확장시키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그는 “지금은 적자지만 상업 발사에 성공하는 순간 반복 매출 구조가 만들어진다”며 “그 시점이 회사 성장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철오 기자 che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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