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방송사에 무리한 요구를 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함께 작업한 관계자들이 "사실무근"이라고 입을 모았다.
과거 백종원과 함께 프로그램을 만들었던 한 연출자는 21일 한경닷컴에 이날 불거진 갑질 논란에 "우리 프로그램에서는 전혀 그런 적이 없다"며 "어떻게 이렇게까지 나오냐"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최근 백종원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자 갖가지 의혹이 제기되는 것에 대한 마음을 전한 것.
또 다른 관계자 역시 "백종원 대표는 전문 방송인들과 달리 아쉬울 게 없는 사람이고, 그게 방송에서 매력으로 드러났다"며 "자신의 의견을 직설적이고 강하게 피력하는 스타일은 맞지만 '갑질'을 문제 삼을 정도는 아니었다"고 했다.
한 방송 관계자도 "백종원 대표가 사람을 가리는 것은 맞다"며 "자기가 하는 말을 잘 이해하고, 함께 일하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지속해서 소통하려 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피하려고 하는 건 본능 아니냐. 다만 방송가에는 훗날을 생각해 그래도 참는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백종원 대표는 방송을 꼭 해야 하는 사람이 아니니 티를 내는 스타일이긴 했다"고 귀띔했다.
더불어 "본업이 있고, 사업하는 사람이 자기 홍보를 위해 방송 출연을 하는 게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며 "윈윈이 되면 하는 거고, 안 맞으면 안 하면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유튜브 채널 '45플러스'에는 '백종원은 회생할 수 있을까? 백종원과 미디어가 서로를 이용하는 법!'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해당 영상에는 MBC 교양 PD 출신으로 다큐멘터리 영화 '트루맛쇼'를 제작한 김재환 감독이 백종원 대한 방송 관계자들의 말을 전하며 갑질을 했다는 취지로 해석되는 주장을 했다.
김 감독은 백종원이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출연 이후 방송가에서 주목받게 된 것을 언급하며 "2015년 백종원 대표가 '마리텔'을 만나 510억의 매출이 폭증했다"며 방송을 만나 더본코리아 성장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종원과 같이 방송을 해봤던 여러 제작진에게 물어봤는데, '마리텔' 이전과 이후 백 대표는 확 달라졌다"고 주장했다.
김 감독은 "백종원은 방송사에 점점 무리한 요구를 시작했다"며 "프로그램에 '내가 지명하는 작가팀, 촬영팀을 넣으라'고 한다더라. PD는 미친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그램 분위기는 PD와 촬영팀 호흡이 중요한데, 백종원이 데려온 촬영 팀이 백종원 대표 심기만 살피면 현장 권력은 백종원에게 쏠린다"고 했다.
또한 "작가 회의를 하면 방송사 PD가 냉정하고 객관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겠냐. 백종원 대표 귀에 다 들어간다"며 "심지어 백종원 대표의 마음에 들지 않은 사람은 방송에서 하차했고, 갑자기 출연 못하게 된 분에게 CP나 PD가 직접 가서 사과했다"고도 했다.
김 감독은 그러면서 "대부분 톱스타는 스태프 구성과 다른 출연자 언급을 조심하는데 백종원은 다른 유형"이라며 "방송가 불만은 쌓였지만 묻혔다"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