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언론에 보도된 명태균 사진을 보니 딱 저희 ‘생각하는 정원’의 영빈관이더라고요. 저희 정원에는 각종 기업 행사나 가든파티 때에만 개방하는 시크릿가든이 있는데 여기에 영빈관이 있어요. 아버지나 제가 특별한 일행에게만 열어드리는 곳에 어떻게 명태균이 들어왔는지 모르겠어요. 다른 일행에 끼어 들어온 것 같아요.” (성주엽 제주 ‘생각하는 정원’ 대표)
생각하는 정원은 2022년 ‘세계의 정원(Gardens of the World)’, 2023년 ‘론리플래닛-정원을 탐험하는 기쁨(Lonely planet-The Joy of Exploring Gardens)’ 등의 책에 한국 정원으로는 유일하게 소개되는 등 해외에서 특히 인지도가 높다.이 정원에 따르면 후진타오 전 중국 국가주석은 1998년 4월 30일 생각하는 정원을 방문해 소나무를 기념 식수하고 즉석에서 친필 휘호를 남겼다. “당시 후진타오 국가 부주석의 방문을 기념하기 위해 경상북도에서 150년 된 육송 한 주를 옮겨 심었습니다. 후진타오는 당시 방한 일정 중 전용기를 타고 제주로 와서 우리 정원만 들르고 바로 일본으로 갔어요. 온화한 성품과 뛰어난 심미안이 한 나라의 지도자로서 존경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습니다.” (성범영 ‘생각하는 정원’ 원장)
성 원장, 성 대표와 정원 한편에 있는 ‘시크릿가든’ 문 앞에 섰다. ‘관계자 외 출입금지’라는 문구와 함께 사진 촬영을 금지한다는 표지가 붙어 있었다. 성 원장이 굳게 잠겨 있던 문을 열자 연회를 할 수 있는 너른 잔디밭과 제주의 돌무덤, 한국 정자의 풍경이 시야에 펼쳐졌다. “어제도 400명이 참여한 기업 행사를 여기 시크릿가든에서 치렀어요.”(성범영 ‘생각하는 정원’ 원장)
생각하는 정원의 시크릿가든에서는 그동안 각종 행사가 열려왔다고 한다. 2008년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재무장관 다과회, 2010년 삼성전자 라틴 파트너 익스피어런스, 2011년 한국은행 아시아태평양 중앙은행 총재 회의, 2012년 세계기능올림픽 총회 만찬, 한국타이어 유럽 딜러 만찬, 2013년 아시아 국세청장 만찬 등이다.
설립 32주년이 된 이 정원에 역사교육문화관을 짓고 싶은 건 성 원장의 오랜 꿈이다. 그래서 관련 자료들을 보관하고 있는 장소가 시크릿가든 내 영빈관이다. 영빈관에는 주로 중국 유명 인사들의 글과 그림이 곳곳에 걸려 있었다. 성 원장이 유명 인사들에게 부탁해 받은 방문 기념 즉석 친필 휘호나 그림들이었다. 정원 측에서 “명태균이 사진을 찍은 장소가 확실하다”는 방은 영빈관 2층에 있는 VIP룸이었다. 정면에는 대형 산수화, 뒤쪽에는 후진타오 전 주석의 친필 휘호가 걸려 있었다. 휘호 옆 열린 문틈으로 보이는 복도의 작품은 중국 국가미술관 우웨이산(吴为山) 관장의 글이었다. 2000년 이 정원을 방문해 인연을 이어온 그는 성 원장의 이름을 따서 사행시를 지어 서예 작품을 써 주었다. 명 씨가 공개한 사진에도 우웨이산 관장의 작품이 같은 자리에 같은 각도로 걸려 있다. 명 씨는 언제 어떻게 이 방에 들어올 수 있었을까. 그는 왜 촬영을 금지하는 장소에서 사진을 찍었으며, 왜 이곳에서 찍은 자신의 사진을 언론에 공개했을까. 사진은 실제로 이 방에서 촬영된 것일까, 사진 합성의 가능성은 없을까. 성주엽 ‘생각하는 정원’ 대표는 “후진타오 친필 휘호가 생각하는 정원 내 시크릿가든에 걸려 있는 건 거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라며 “명태균이 그 휘호 앞에 서 있는 사진을 언론에 공개한 건 자신이 정치적으로 어마어마한 힘이 있다고 과시한 것 같다”고 말했다.
10일 제주시 한경면 ‘생각하는 정원’에서 이 정원의 설립자인 성범영 원장(86)과 그의 아들인 성주엽 대표(60)를 만났다. 그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 사건의 핵심 관련자인 명태균 씨가 지난달 언론에 직접 제공한 사진의 배경이 ‘생각하는 정원’ 내 ‘시크릿가든’이라고 확인해주었다. 사진 속 명 씨는 후진타오 전 중국 국가주석의 친필 휘호 앞에 서 있다. 그래서 사진을 찍은 장소가 대체 어디인지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불러 일으켜왔다.
1992년 설립된 ‘생각하는 정원’은 서울에서 와이셔츠 사업으로 자수성가한 성범영 원장이 1968년부터 제주 중산간 3만6000㎡ 규모의 황무지를 개간해 정원을 조성했다. 1995년 장쩌민(江澤民) 당시 국가주석, 1998년 후진타오 (胡錦濤) 당시 부주석이 찾아오면서 중국 주요 인사들의 방문이 이어져 한국의 정원 외교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이 때문에 성 원장은 중국 인민교육출판사의 중국 9학년(한국 중학교 3학년에 해당) ‘역사와 사회’ 교과서에 한국 정신문화를 상징하는 인물로 나오고 있을 정도다.생각하는 정원은 2022년 ‘세계의 정원(Gardens of the World)’, 2023년 ‘론리플래닛-정원을 탐험하는 기쁨(Lonely planet-The Joy of Exploring Gardens)’ 등의 책에 한국 정원으로는 유일하게 소개되는 등 해외에서 특히 인지도가 높다.이 정원에 따르면 후진타오 전 중국 국가주석은 1998년 4월 30일 생각하는 정원을 방문해 소나무를 기념 식수하고 즉석에서 친필 휘호를 남겼다. “당시 후진타오 국가 부주석의 방문을 기념하기 위해 경상북도에서 150년 된 육송 한 주를 옮겨 심었습니다. 후진타오는 당시 방한 일정 중 전용기를 타고 제주로 와서 우리 정원만 들르고 바로 일본으로 갔어요. 온화한 성품과 뛰어난 심미안이 한 나라의 지도자로서 존경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습니다.” (성범영 ‘생각하는 정원’ 원장)
후진타오 전 주석이 이 정원에 심은 소나무 앞 식수비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새겨 있다. ‘중·한 우호 관계가 이 소나무처럼 푸르고 높게 발전하길 기원합니다. 이곳은 중·한 우호의 상징적인 곳입니다. 생각하는 정원에 입장객 100만 명 시대가 곧 오기를 기원합니다.’
성 원장, 성 대표와 정원 한편에 있는 ‘시크릿가든’ 문 앞에 섰다. ‘관계자 외 출입금지’라는 문구와 함께 사진 촬영을 금지한다는 표지가 붙어 있었다. 성 원장이 굳게 잠겨 있던 문을 열자 연회를 할 수 있는 너른 잔디밭과 제주의 돌무덤, 한국 정자의 풍경이 시야에 펼쳐졌다. “어제도 400명이 참여한 기업 행사를 여기 시크릿가든에서 치렀어요.”(성범영 ‘생각하는 정원’ 원장)
생각하는 정원의 시크릿가든에서는 그동안 각종 행사가 열려왔다고 한다. 2008년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재무장관 다과회, 2010년 삼성전자 라틴 파트너 익스피어런스, 2011년 한국은행 아시아태평양 중앙은행 총재 회의, 2012년 세계기능올림픽 총회 만찬, 한국타이어 유럽 딜러 만찬, 2013년 아시아 국세청장 만찬 등이다.
설립 32주년이 된 이 정원에 역사교육문화관을 짓고 싶은 건 성 원장의 오랜 꿈이다. 그래서 관련 자료들을 보관하고 있는 장소가 시크릿가든 내 영빈관이다. 영빈관에는 주로 중국 유명 인사들의 글과 그림이 곳곳에 걸려 있었다. 성 원장이 유명 인사들에게 부탁해 받은 방문 기념 즉석 친필 휘호나 그림들이었다. 정원 측에서 “명태균이 사진을 찍은 장소가 확실하다”는 방은 영빈관 2층에 있는 VIP룸이었다. 정면에는 대형 산수화, 뒤쪽에는 후진타오 전 주석의 친필 휘호가 걸려 있었다. 휘호 옆 열린 문틈으로 보이는 복도의 작품은 중국 국가미술관 우웨이산(吴为山) 관장의 글이었다. 2000년 이 정원을 방문해 인연을 이어온 그는 성 원장의 이름을 따서 사행시를 지어 서예 작품을 써 주었다. 명 씨가 공개한 사진에도 우웨이산 관장의 작품이 같은 자리에 같은 각도로 걸려 있다. 명 씨는 언제 어떻게 이 방에 들어올 수 있었을까. 그는 왜 촬영을 금지하는 장소에서 사진을 찍었으며, 왜 이곳에서 찍은 자신의 사진을 언론에 공개했을까. 사진은 실제로 이 방에서 촬영된 것일까, 사진 합성의 가능성은 없을까. 성주엽 ‘생각하는 정원’ 대표는 “후진타오 친필 휘호가 생각하는 정원 내 시크릿가든에 걸려 있는 건 거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라며 “명태균이 그 휘호 앞에 서 있는 사진을 언론에 공개한 건 자신이 정치적으로 어마어마한 힘이 있다고 과시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명 씨는 8, 9일 검찰에 출석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이틀 연속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명 씨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 좋아요 0개
- 슬퍼요 0개
- 화나요 0개
- 추천해요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