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명태균-김영선 구속영장 청구
공천대가 정치자금 주고받은 혐의
檢, 尹대통령에 보낸 明 카톡 확보
검찰이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관련자인 명태균 씨(54)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64)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창원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11일 명 씨와 김 전 의원, 2022년 6월 지방선거에 대구시의원과 경북 고령군수 예비후보로 각각 출마했던 이모 씨와 배모 씨 등 4명에 대해 공천을 대가로 정치자금을 주고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14일 오후 2시 창원지법에서 열린다.
김 전 의원과 명 씨는 2022년 8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수십 차례에 걸쳐 세비(歲費·의원 보수) 9000여만 원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는다. 명 씨는 2022년 대선 당시 본인이 실질적으로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미래한국연구소가 실시한 81차례의 여론조사 비용 중 일부를 이 씨와 배 씨에게서 받도록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씨와 배 씨는 2억2700여만 원을 건넨 것으로 조사됐지만 공천을 받지는 못했고, 일부를 돌려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이 씨로부터 “공천을 대가로 돈을 건넸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 씨와 김 전 의원은 검찰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명태균-김영선 영장 청구
尹 “김영선이를 해줘라” 말한 날 문자… 明, 국힘엔 “尹 전략공천 주겠다 말씀”
檢, 明 휴대전화 포렌식으로 확보… 金여사와 텔레그램 메시지도 복원
● 明, “우리 김영선 의원을 잘 부탁한다”
1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창원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최근 명 씨 휴대전화 포렌식을 통해 2022년 5월 9일 윤 대통령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를 확보했다. 당시 명 씨는 “우리 김영선 의원을 잘 부탁한다”, “김영선 의원을 꼭 좀 부탁한다”는 취지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수차례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은 윤 대통령의 취임 전날이고, 다음 날 국민의힘은 경남 창원 의창 보궐선거에 김 전 의원을 공천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31일 공개한 5월 9일 통화 녹취록에는 “공관위(공천관리위원회)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도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건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했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하는 윤 대통령의 음성이 담겼다. 이에 명 씨는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답했다.명 씨는 본보 인터뷰에서도 “김영선 의원이 공천됐다는 사실을 9일에 알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명 씨가 5월 9일 당일 카카오톡으로 수차례 김 전 의원의 공천을 부탁한 끝에 윤 대통령과의 통화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검찰은 이날 명 씨가 당시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통령 전화가 왔다. 김영선을 전략 공천 주겠다고 말씀하셨다”라고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도 확보하는 등 사실관계를 다각도로 확인 중이라고 한다. 검찰은 9일 명 씨를 조사할 때 해당 카카오톡을 제시하며 메시지를 보낸 경위 등을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檢, ‘김 여사 텔레그램’도 확보
검찰은 명 씨의 문자메시지와 텔레그램 메시지 등도 상당수 복원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올해 2월 김 여사와 나눈 텔레그램 메시지도 확보하고 대화를 나눈 경위 등을 명 씨에게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명 씨는 올 2월, 김 여사에게 9차례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공개된 바 있다. 당시 명 씨는 “김영선이 지역구를 김해로 옮겨 경선하면 이길 방법이 없다”며 단수공천을 요구했는데, 김 여사는 “단수는 나 역시 좋지”라면서도 “기본 전략은 경선이 돼야 하고 지금은 김 전 의원이 약체 후보를 만나 설득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이후 명 씨는 2월 29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의 이른바 ‘칠불사 회동’에서 김 전 의원이 개혁신당 비례대표 앞 순번을 받는 조건으로 김 여사의 메시지를 폭로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명 씨 측은 “일반 국민이 열심히 일할 국회의원 후보를 추천하는 건 대통령이 아니라 누구에게도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입장이다.
● 민주당, 녹취 추가 공개
민주당은 명 씨가 2020년 3월 총선 출마 희망자에게 자신의 ‘방해 조사’ 등 여론조작 수법을 설명하는 녹취 파일을 11일 공개했다. 녹취에서 명 씨는 “자동응답조사(ARS)를 돌리면 상대편 지지자가 누군지 쫙 뽑아져 나온다”며 “그다음에 진짜 (당 공식 여론조사가) 돌아가는 날, 우리도 조사하면 안 되나”라고 말했다. 이어 “상대 지지자한테 전화하지? 그럼 그 사람은 (공식) 전화 받았다고 하겠지. 자기가 전화 받았다고 (착각하는데 공식) 전화를 받나”라고 말했다. ARS로 지지 성향을 파악한 후 공식 여론조사가 진행되는 시점에 맞춰 자체 여론조사 전화를 걸면 이를 받은 상대 지지자가 공식 조사에 응한 것으로 착각하고, 공식 조사에는 답을 안 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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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유근 기자 big@donga.com
창원=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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