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노란봉투법 쟁의기준 정해야”]
“상급단체 없인 절차 감당 어려워”
교섭권 커졌지만 양극화 심화 지적
한화오션, 중노위 판정에 행정소송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이후 4개월 동안 노동위원회에 원청 기업의 ‘사용자성’을 판단해 달라고 요구한 사건 10건 중 9건은 양대 노총 소속의 하청 노조가 제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란봉투법이 당초 하청·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교섭권을 확대한다는 취지로 도입됐지만, 양대 노총에 속하지 않거나 노조가 없는 하청 노동자들은 오히려 법의 적용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노란봉투법이 조직력을 갖춘 강한 노조를 더 강하게 만들어 ‘교섭 양극화’를 심화시킨다는 지적이 나온다.
● ‘진짜 사장’ 판단해 달라… 89%가 양대 노총 소속

일례로 포스코의 복수 하청 노조 가운데 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의 하청 노조는 포스코와 각각 개별 교섭을 한다는 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을 받았다. 반면 양대 노총에 속하지 않은 포스코 분사·협력사 노조는 별도 교섭 요구가 기각됐다. 돌봄 노동자들로 구성된 민노총 산하의 돌봄공동교섭단은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 등 57곳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하고 있으며, 노정 협의체까지 꾸려 처우 개선을 논의하고 있다.
● “강한 노조의 교섭권 확대 그쳐선 안 돼”

단기 계약과 이직이 잦은 하청 노동자들은 현실적으로 노조 조직 자체가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건설회사 계약직 직원 이모 씨(28)는 “건설현장을 옮겨 다니는 계약직 입장에서 원청 교섭이나 성과급 배분은 딴 세상 이야기”라며 “노조 활동까지 생각하기 어렵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노란봉투법이 ‘강한 노조’의 교섭권 확대에 그치지 않으려면 상급단체에 속하지 않거나 노조가 없는 사업장에 대한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원청이 협력업체 직원의 인건비나 복지 개선에 나설 경우 세제 혜택 등을 주는 방식으로 사회적 책임의 실효성을 높이는 것이 지속 가능한 방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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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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