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檢, 남양유업 홍원식 부인-두아들도 기소… “회삿돈으로 에르메스 제품 50차례 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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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경비-TV 청소기까지
회사 자금으로 처리 37억 유용혐의
前회장 일가 횡령-배임액 총 256억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 2021.10.21/뉴스1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 2021.10.21/뉴스1
200억 원대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기소된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의 아내와 두 아들도 총 37억 원 상당의 회사 자금을 유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홍 전 회장 일가의 횡령 및 배임 관련 금액은 총 256억 원으로 늘어나게 됐다.

16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김용식)는 홍 전 회장의 부인인 이운경 전 고문과 두 아들 홍진석, 홍범석 전 상무 등 3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배임) 혐의로 14일 기소했다. A4 용지 13쪽 분량의 공소장에는 “이 전 고문 등 남양유업 오너 일가가 회사 자금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다”는 내용이 적시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이 전 고문 등은 회사 자금으로 명품 브랜드인 에르메스 제품을 50여 차례 구매했다. 검찰은 이들이 명품뿐만 아니라 해외여행 경비와 TV, 청소기 등 가전제품, 소파와 자전거 등 생활용품 구매까지 회사 자금으로 처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이 확보한 결제 기록 가운데는 2만5000원 상당의 자전거 용품까지 회삿돈으로 결제한 기록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조사 결과 홍진석, 홍범석 두 전 상무 부인들의 휴대전화 요금, 호텔 피트니스 클럽 연회비까지 남양유업 자금으로 결제됐다. 검찰은 이들 가족을 위한 전용 차량과 운전기사 등을 포함해 유용된 회사 자금이 총 37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홍 전 회장은 지난해 12월 특경가법상 횡령 및 배임, 배임수재,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2000년부터 2023년 4월까지 친인척 운영 납품업체를 중간에 끼워넣어 ‘통행세’를 받거나 현금 리베이트를 받는 등 남양유업에 171억 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다. 홍 전 회장은 2005년부터 2021년 6월까지 거래업체 4곳으로부터 43억7000만 원을 받고, 사촌 동생을 납품업체에 취업시켜 급여 6억 원을 취득하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홍 전 회장이 모친 지모 씨의 요청에 따라 이 같은 방법으로 친인척의 생활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홍 전 회장은 또 지 씨를 위해 2010년 3월부터 회사 소유 벤츠 S600 차량을 제공하고, 주유비와 세차비, 통행료, 수리비 등 약 3억8517만 원을 회삿돈으로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 씨는 남양유업 명의 법인카드를 4년 6개월가량 사용하면서 회사에 약 2518만 원의 손해를 끼쳤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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