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15일-입법 20일 숙려 안지켜
방송법, 상임위 접수 하루만에 상정
본회의 상정된 법안 땜질 수정도
“잠재적 위헌성 걸러낼 장치 사라져”
국회법이 정한 숙려기간을 지키지 않은 채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법안이 22대 전반기 국회에서만 330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노란봉투법처럼 체계·자구심사를 위한 숙려기간을 지키지 않고 처리된 법안도 60건이나 됐다. 의석수를 앞세운 민주당 주도로 ‘숙려기간 없는 입법’이 일상화되며 ‘졸속 입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 급증하는 ‘숙려기간 미준수’ 법안 처리
상임위원회별로는 ‘3대 특검법’ 등 쟁점 법안이 몰렸던 법사위가 45건의 법안을 숙려기간을 거치지 않고 통과시켜 가장 많았다. ‘방송 3법’ 등을 처리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39건으로 뒤를 이었고 이어 행정안전위원회 33건, 교육위원회 29건 등의 순이었다. 이들 위원회는 모두 민주당 소속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곳이다. 국회법 59조에 따르면 상임위원장이 ‘긴급하고 불가피한 사유’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숙려기간을 두지 않도록 의결할 수 있다. 민주당 소속 상임위원장이 야당의 반대에도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숙려기간을 생략하고 법안을 밀어붙인 것.
실제 과방위는 2024년 6월 ‘방송 3법’ 중 하나인 방송법 일부 개정안을 접수된 지 하루 만에 상정했다. 법사위도 같은 달 국민의힘이 불참한 채 전체회의를 열어 ‘채 상병 특검법’을 접수 하루 만에 상정시켰다. 두 상임위 모두 15일과 20일의 숙려기간을 전혀 지키지 않았다.
국회 법사위를 통과해 본회의에 상정된 법안을 땜질 수정해 처리한 경우도 잦았다. 올해 2월 민주당은 ‘법왜곡죄법’(형법 일부 개정안)을 원안 그대로 처리키로 했다가 위헌 논란이 일자 수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했다. 지난해 12월 위헌 논란에도 민주당 주도로 추진된 내란전담재판부법 역시 국회 본회의 직전 법안을 수정해 통과시켰다. ● “위헌성 검토 부실… 국민 피해 우려”전문가들은 ‘숙의 없는 입법’이 일상화되면 잠재적 위헌성을 걸러낼 장치가 사라진다고 지적한다. 일각에선 민주당이 법안 처리 ‘속도전’을 내건 22대 후반기 국회에선 숙의 없는 입법이 더 많아질 거란 우려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궁극적으로 법안의 위헌성으로 인한 피해가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민주당이 22대 후반기 국회에서도 법사위 등 핵심 상임위원장을 독식하겠다는 것은 계속 의회를 폭력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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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칼럼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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