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부동산 거래가 줄어들며 전국적으로 문 닫는 공인중개소와 중소건설사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서울 송파구의 부동산 중개사무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
그나마 올해 들어 온기가 돌던 서울과 수도권마저 하반기부터 거래가 감소하고 경기 부진까지 겹치며 부동산 업계의 어려움이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3일 부동산 업계 및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전국 공인중개사 신규 개업과 폐업건수는 각각 806건, 1097건으로 집계됐다. 새로 문을 연 공인중개소 보다 문을 닫은 공인중개소가 더 많은 것이다.
올해 누적 데이터로 살펴봐도 이러한 경향은 뚜렷하다. 2024년 1월부터 10월까지 전국적으로 신규 개업은 8632건에 그쳤지만, 폐업은 1만 774건으로 문을 닫은 공인중개소가 2142건 더 많았다. 휴업한 곳까지 포함하면 폐업·휴업 합계는 1만 1954건에 달해 신규 개업 수를 크게 넘어섰다.
이 같은 부동산 한파는 서울보다 지방에서 더 매섭게 불고 있다.
올해 10월까지 누적건수로 전국 공인중개사 폐업 건수 중 지방은 832건으로 서울(265건) 대비 약 3.1배가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서울에서도 지난 10월 새로 개업한 공인중개소는 221곳인데 폐업한 곳은 265곳으로 44곳의 격차를 나타냈다. 1월부터 누적 데이터에서도 신규 개업은 2220건, 폐업은 2727건으로 507건이 더 많았다.
건설사들도 부동산 한파에 칼바람을 피해 가지 못하고 있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올해 누적으로 부도 신청한 건설업체는 총 26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49곳을 기록한 이후 5년래 가장 많은 수치다. 건설업체 부도는 2021년 12곳에서 2022년 14곳, 지난해 21곳 등으로 증가 추세다. 올해는 아직 지난달과 이달이 집계되지 않아 연말엔 부도난 건설업체가 더욱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거래량 감소로 문 닫는 건설사와 공인중개소들은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서울과 수도권도 줄어들고 있지만 지방은 특히 중개업소들의 운영난이 더욱 가파르게 가중되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은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편, 지난 10월 발표한 건설업 업황전망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51로, 전년 동월 대비 16포인트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