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레비 회장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경질은 감정적으로 어려웠다”고 했지만…토트넘은 ‘손흥민의 10년 간’ 5명을 갈아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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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은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사진)과의 이별이 감정적으론 힘들었으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조세 무리뉴 감독과 안토니오 콘테 감독 등 세계적 명장들에게도 시간을 주지 않았던  과거를 떠올리면 토마스 프랑크 신임 감독의 미래도 그리 밝아보이지만은 않다. 사진출처|토트넘 홋스퍼 페이스북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은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사진)과의 이별이 감정적으론 힘들었으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조세 무리뉴 감독과 안토니오 콘테 감독 등 세계적 명장들에게도 시간을 주지 않았던 과거를 떠올리면 토마스 프랑크 신임 감독의 미래도 그리 밝아보이지만은 않다. 사진출처|토트넘 홋스퍼 페이스북

토트넘(잉글랜드) 다니엘 레비 회장이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호주)과 결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돌아봤다.

레비 회장은 18일(한국시간) 토트넘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된 영상 인터뷰를 통해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선임을 후회하지 않는다”면서 “그는 부임 첫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5위를 마크했고, 2번째 시즌에는 트로피를 우리에게 안겨줬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2023년 토트넘 지휘봉을 잡고, 첫 시즌 EPL 5위에 올려놓았다. 2번째 시즌은 그야말로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과 리그컵에서 조기 탈락한 가운데 EPL은 챔피언십(2부) 강등권 바로 직전인 17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하이라이트가 남아 있었다. 지난달 22일 스페인 빌바오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파이널에서 같은 EPL 클럽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고 정상에 섰다. 무려 17년 만에 손에 넣은 공식 대회 우승 트로피였다. 더불어 토트넘은 UEFA 챔피언스리그(UCL) 출전권까지 손에 넣었다.

이후 세간의 관심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거취로 향했다. 공과가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는 “왜 (거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며 계속 팀을 이끌고 싶다는 의사를 드러냈으나 UEL 우승만으로는 부족했다. 어쩌면 가장 중요한 EPL을 사실상 포기하며 얻은 대가여서다. 독보적인 하위 3개팀이 없었다면 강등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뻔 했다.

그래서 현지 언론들의 반응은 대개 ‘경질’로 기울었다. 토트넘 수뇌부의 뜻도 다르지 않았다. 레비 회장은 결별을 택했고, 얼마 안 있어 브렌트포드를 성공적으로 이끈 토마스 프랑크 감독(덴마크)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모든 대회에서 경쟁력을 보여줘야 했다. 변화가 필요했다. 감정적으론 어려웠으나 구단을 위해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고 믿는다”는 것이 레비 회장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구체적 목표까지 덧붙였다. “토트넘이 그간 해내지 못한 걸 이뤄야 한다. EPL과 UCL 우승을 바란다.”

다만 여전히 토트넘의 성공적인 행보를 전망하는 시선은 많지 않다. 특히 UCL의 경우, 리그페이즈만 통과해도 대단한 성취로 내다본다. 프랑크 감독의 이력도 하나의 이유다. EPL 중소클럽 브렌트포드의 경쟁력을 끌어올린 것은 분명 인정해야 하나 유럽 빅클럽을 이끈 경험이 없다.

프랑크 감독은 2013년 6월부터 2016년 4월까지 덴마크리그 브뢴비를 이끈 뒤 그해 12월부터 브렌트포드 수석코치로 활동하다 2018년 10월 처음 브렌트포드 사령탑에 취임했다. 어쩌면 셀틱(스코틀랜드)의 전성시대를 함께 일군 포스테코글루 감독보다 커리어가 초라해 보이기도 한다.

게다가 레비 회장은 사업수완이 뛰어나고 수익 창출에 능한 데 반해 인내심이 강한 인물이 아니다. 손흥민이 몸담은 2015년 여름부터 10년 간 토트넘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포함해 5명의 감독을 갈아치웠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아르헨티나)을 시작으로 조세 무리뉴,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이상 포르투갈),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탈리아) 등이 토트넘을 거쳤다. 2명의 대행(라이언 메이슨, 크리스티안 스텔리니)까지 더하면 7명이다. 재임기간 평균이 2년이 채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내로라하는 세계적 명장들에게도 긴 시간을 주지 않았는데 프랑크 감독이라고 오래 기다려준다는 보장이 없다. 어쩌면 토트넘의 진짜 아킬레스건은 레비 회장 자신일지도 모른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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