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 키드먼이 들여다보던 작품이 1600억?…경매나온 브랑쿠시 조각 신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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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 키드먼이 들여다보던 작품이 1600억?…경매나온 브랑쿠시 조각 신기록

입력 : 2026.05.19 15:53

뉴요커·보그 소유했던 S.I.뉴하우스 경매서
폴록과 브랑쿠시 걸작, 각각 1억 달러 돌파
미술 시장 불황 끝에 ‘트로피 시대’로 귀환

니콜 키드먼이 브랑쿠시의 조각 ‘다나이드’를 보고 있다. [Christie‘s]

니콜 키드먼이 브랑쿠시의 조각 ‘다나이드’를 보고 있다. [Christie‘s]

최근 몇 년간 다소 위축되었던 초고가 미술품 시장이 다시 한번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저녁 열린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서 잭슨 폴록의 대형 회화와 콘스탄틴 브랑쿠시의 소형 조각이 각각 1억 달러를 훌쩍 넘는 가격에 낙찰되며, 미술 시장이 다시 ‘트로피 시대(Trophy Era)’로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두 거장의 기록적인 낙찰가

잭슨 폴록의 ‘Number 7A, 1948’  [Christie‘s]

잭슨 폴록의 ‘Number 7A, 1948’ [Christie‘s]

이날 경매의 가장 큰 화제는 단연 잭슨 폴록과 콘스탄틴 브랑쿠시의 작품이었다. 두 작품 모두 경매 전 추정가 1억 달러를 기록하며 기대를 모았다.

잭슨 폴록의 ‘Number 7A, 1948’은 캔버스 위로 물감을 흩뿌리는 폴록 특유의 기법이 돋보이는 이 11피트 크기의 대작으로 1억 8120만 달러(약 2700억 원)에 낙찰됐다. 이는 2021년 ‘Number 17, 1951’이 기록했던 6120만 달러를 가볍게 뛰어넘는 작가 최고가 기록이다. 7분간의 치열한 경합 끝에 익명의 전화 입찰자가 이 작품의 새 주인이 되었으며, 이로써 폴록은 앤디 워홀, 파블로 피카소와 함께 ‘9자릿수(1억 달러 이상) 클럽’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콘스탄틴 브랑쿠시의 ‘다나이데(Danaïde)’(1913)는 28㎝ 높이의 금동 흉상으로 1억 800만 달러(약 1626억 원)에 판매됐다. 이 역시 8년 전 다른 청동 작품이 세웠던 작가 최고가(7120만 달러)를 경신한 기록이다.

작품의 제목은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했다. 다나이데는 리비아 왕의 딸들로, 왕의 조카와 강제로 결혼하게 되었지만, 결혼식 날 밤 남편들을 살해했다.

크리스티 측은 이 작품의 가치를 부각하기 위해 배우 니콜 키드먼을 기용한 광고를 제작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브랑쿠시 작품을 위해 마치 신전과 같은 공간을 마련하고, 키드먼을 섭외해 당시 브랑쿠시의 헝가리인 여자친구였던 마르기트 포가니의 타원형 얼굴 주위를 춤추는 광고 영상을 촬영하게 했다 .

분할 매각으로 새로운 트렌드 만들어내

콘스탄틴 브랑쿠시의 ‘다나이드’ [Christie‘s]

콘스탄틴 브랑쿠시의 ‘다나이드’ [Christie‘s]

이번에 출품된 폴록과 브랑쿠시의 걸작은 모두 2017년 타계한 콘데나스트(Condé Nast)의 발행인 S.I. 뉴하우스 주니어의 소장품이었다. 콘데나스트는 보그 매거진과 뉴요커 매거진 등을 소유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뉴하우스 에스테이트의 독특한 분할 매각 전략이다. 2022년을 뜨겁게 달군 폴 앨런의 16억 달러 규모 컬렉션이 단 이틀 만에 일괄 매각된 것과 달리, 뉴하우스 측은 미술 자문인 토비아스 마이어와 함께 시장 상황을 주시하며 작품을 순차적으로 선보이는 전략을 짰다.

이번 경매는 그 세 번째이자 가장 큰 규모의 매각으로, 당초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총 6억 3080만 달러의 판매고를 기록했습니다. 이로써 뉴하우스 컬렉션의 누적 경매 수익은 10억 달러를 돌파하게 되었다. 크리스티의 전문가 맥스 카터는 “이러한 방식은 판매자에게 인내가 필요하지만, 경매사가 개별 작품에 더 집중해 많은 입찰자를 끌어모을 수 있는 효율적인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20세기 미술의 부활? 피카소·로스코 선전

잭슨 폴록의 ‘Number 7A, 1948’  경매가 진행되고 있다.  [Christie‘s]

잭슨 폴록의 ‘Number 7A, 1948’ 경매가 진행되고 있다. [Christie‘s]

뉴하우스 컬렉션 외에도 이날 20세기 미술 이브닝 세일에서는 현대 미술 거장들의 작품이 줄줄이 높은 가격에 낙찰되었다.

파블로 피카소의 예술적 전환기를 보여주는 세 작품이 큰 인기를 끌었다. 1909년작 청동 흉상 ‘여인의 두상(Fernande)’은 4840만 달러, ‘아비뇽의 처녀들’의 준비작 격인 1907년작 ‘여인의 두상’은 추정가를 크게 웃도는 1440만 달러, 거트루드 스타인이 소장했던 1913년 큐비즘 대작 ‘기타를 든 남자’는 4100만 달러에 각각 낙찰되었다.

미술품 수집가 아그네스 건드(Agnes Gund)가 출품한 마크 로스코의 1964년작 ‘No. 15 (Two Greens and Red Stripe)’는 8000만 달러의 추정가를 깨고 9840만 달러(약 1480억 원)에 낙찰되었다. 이는 며칠 전 소더비에서 세워진 로스코의 기존 최고가 8580만 달러를 단숨에 경신한 기록이다.

뉴하우스는 파블로 피카소, 피에트 몬드리안, 재스퍼 존스 같은 거장들에게 매료되었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그는 종종 밝은 색채와 전통적인 아름다움보다는 역사적 의미를 중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하우스 가족과 직접적인 협업은 없었던 미술 고문 데이비드 노먼은 “이 작품들은 단순히 보기 좋은 트로피가 아니다”라며, “진지한 수집가들이 소장할 만한 작품들로, 깊은 의미와 미술사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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