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소득에 맞게…부동산 대출총량 규제 완화 고민 중"

1 week ago 10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8일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호텔에서 열린 한경 밀레니엄포럼에서 인공지능(AI) 혁명에 따른 거시경제 순환 경로를 담은 그래프를 설명하고 있다. 김 실장은 “한국 경제가 AI 혁명으로 초호황을 맞으며 비커에 물이 차듯 고환율, 고물가, 자산가격 상승 국면이 나타나고 있다”며 “더 높은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최혁 기자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8일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호텔에서 열린 한경 밀레니엄포럼에서 인공지능(AI) 혁명에 따른 거시경제 순환 경로를 담은 그래프를 설명하고 있다. 김 실장은 “한국 경제가 AI 혁명으로 초호황을 맞으며 비커에 물이 차듯 고환율, 고물가, 자산가격 상승 국면이 나타나고 있다”며 “더 높은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최혁 기자

“지금의 고환율은 굉장히 낯설고 일시적인 현상입니다. 머지않아 원화 절상 때문에 쩔쩔매는 국면이 올 수도 있습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8일 한국경제신문사와 현대경제연구원이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호텔에서 공동 주최한 한경 밀레니엄포럼에서 ‘낯선 풍경, 한국 경제 대도약을 위한 정책 전환’이라는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말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 급등과 외국인 투자자의 차익 실현은 즉각적으로 나타난 반면 두 회사가 벌어들인 달러를 원화로 바꾸기까지는 몇 년이 걸리기 때문에 일시적인 절하가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시간이 흐르면 오히려 환율 하락을 걱정해야 할 때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늘어나는 소득에 맞게…부동산 대출총량 규제 완화 고민 중"

김 실장은 강연에서 최근 경제 상황이 매우 낯설다는 점을 강조했다. 반도체 초호황으로 경상수지 흑자, 상장사 순이익, 코스피지수 등이 서너 배씩 증가하면서 우리 경제가 훨씬 높은 수준의 새로운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는 것이다. 김 실장은 부동산 정책도 새로운 균형에 맞게 바꿔나가야 한다는 뜻도 내비쳤다. “소득이 증가하고 양질의 주택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는 만큼 가계대출 규제의 총량도 다시 고민해봐야 한다”고 했다. 다음은 거시 경제와 관련한 일문일답.

▷강성진 한국경제학회장=경제성장률은 상향 조정 중인데 물가와 환율은 상승 압력이 예상된다. 하반기 거시경제 운영을 어떻게 할 것인가.

▷김 실장=물가는 당연히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통상 정부가 추석 물가 대책 때 1000억원을 쓰는데 이번 7~8월 물가대책에서는 1조원을 썼다. 세수 호황으로 확보된 재원이 있기 때문에 이전과 발상을 달리해 대응할 것이다. 지난해 SK텔레콤이 통신요금을 50% 할인한 기저효과로 올해 8월 물가가 좀 뛸 텐데, 관련 부처에 소득 바우처 지급 등 다양한 방안을 찾아보라고 했다.

환율은 구조적 요인을 해소하기 위해 깊이 고민하고 있다. 국제 공조도 논의하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수출 대금의 원화 환전에 관해서)도 얘기하고 있다. 외환보유액 적정성부터 시작해 달라진 환경에 맞게 열어놓고 대안을 모색하려고 한다. 원화가 갑자기 강세로 가는 상황도 좋은 것은 아니다. 수출이 워낙 잘돼서 원화가 절대 강세로 돌아서면 (반도체산업 외에) 여타 경쟁력을 상실하는 과거 네덜란드와 같은 상황은 경계해야 한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한국 경제의 새로운 균형에 맞게 부동산 가격 상승을 어떻게 수용할지도 생각해봐야 한다. 가계부채비율의 분모인 소득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주택 대출의 위험성이 과대평가됐다는 시각도 있다. 특히 젊은 세대는 소득에 기초해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그런 기회의 문도 열어줘야 하지 않나. 오세훈 서울시장도 ‘닥공’(닥치고 공급)이라고 했는데 협력 방안도 듣고 싶다.

▷김 실장=100% 동의한다. 부동산 가격이 절대 상승해선 안 된다는 게 아니다. 가격 상승 압력이 집중되는 시기와 부동산 공급이 따라오는 시기 간 미스매치(시차) 때문에 수요 폭발을 컨트롤하기 어려운 상황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초호황이 단기간에 몰고 올 유동성이 수도권 특정 지역에 쏠려 부동산 열풍이 불고, 모든 물가를 끌어올려 수도권 전체가 젠트리피케이션의 중심지가 될 수 있다. 유동성을 청년과 지방으로 분산할 특탄의 대책이 필요하다.

(장기적으로는) 국민총소득(GNI)이 두 자릿수 늘어나고 새로운 균형을 찾아가면 소득이 증가하고 양질의 부동산도 더 필요해진다. 거기에 맞춰 대출 규제 총량도 달라질 것이다. 특히 젊은 세대는 미래 현금흐름을 갖고 집을 사려면 장기대출이 불가피하다. 대출 규제와 총량 규제를 어떻게 할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공급, 세제, 금융 등 정부 전체가 참여하는 대토론회를 조만간 열려고 한다.

주거 문제의 최소 절반 이상은 서울의 문제다. 물론 중앙정부와 같이 풀어야 하지만 국토교통부 장관 못지않게 서울시장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오 시장의 닥공은 절박하게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다. 협력 모델을 찾겠다.

정영효/남정민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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