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0피 코앞서 7500선 붕괴
美 반도체주 급락 여파 … 韓증시 시총 614조원 증발
삼전 10%·하이닉스 7% 뚝… 변동성 장세 지속될듯
주말 새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주가 일제히 급락하고, 금리 인상 공포까지 겹치면서 국내 증시가 '검은 월요일'을 피해가지 못했다. 8일 하루 새 코스피·코스닥 하락으로 증발된 시가총액 규모는 614조원에 육박했다. 하지만 다수의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폭락은 '단기 과열'의 부담을 털어내는 건전한 조정이라고 진단했다. 당분간 변동성이 클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 한국 증시의 우상향 기조는 유효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날 코스피는 장 초반부터 주식 거래가 강제로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며 7400선까지 밀렸다. 결국 전 거래일 대비 676.18포인트(8.29%) 하락한 7484.41로 마감했다. 지난 2일 신고가(8933.62)를 경신한 지 3거래일 만의 '수직 낙하'다.
이날 국내 증시 급락의 진앙은 미국의 거시 지표와 테크 기업에 대한 실적 우려가 꼽힌다. 미국의 5월 고용지표가 예상을 크게 웃돌자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공포가 재점화됐다. 여기에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의 매출 전망이 시장 눈높이에 못 미치자 '인공지능(AI) 피크아웃' 주장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이에 따라 지난 5일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10% 이상 폭락했고 국내 증시에도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다만 코스피 낙폭이 유독 컸던 것은 반도체 대형주에 대한 쏠림과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입 탓이다. 단기 급등으로 과열 부담이 누적된 상황에서 악재가 터지자 삼성전자는 10.18%, SK하이닉스는 7.68% 떨어졌다.
외국인은 21거래일 연속으로 순매도를 이어갔다. 기관까지 매도 행렬에 가세한 가운데 개인 투자자가 1조8000억원 넘게 순매수하며 물량을 받아냈다.
금정섭 한화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이익 성장성이 견고한 상황에서 시장이 이대로 끝날 수 없다"며 "단기에 급하게 올랐던 상황에서 여러 이슈가 겹치며 발생한 일시적 조정"이라고 했다.
단기적으로는 오는 12일 예정된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IPO)가 수급상 악재다. 하지만 김승현 하나자산운용 본부장은 "휴머노이드 로봇과 자율주행 등 '피지컬 AI'로 전환을 가속화하는 동반 성장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윤재 기자 /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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