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지 않는 박테리아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가 [북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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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지 않는 박테리아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가 [북 트렌드]

세균 또는 박테리아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느낌일까? 친근한 느낌일까 아니면 혐오스러운 느낌일까? 살균이라는 단어에 익숙하듯, 실제로 우리는 세균에 대한 지나친 거부감 또는 두려움을 갖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편견과는 다르게 세균은 사실 인간뿐 아니라 지구 생명체에게 이로운 존재다. 아니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다. 세균은 지구 어느 곳에서든 존재하는 강력한 생명력을 지닌 미세한 생명체이다. 토양 속이나 공기 중뿐 아니라, 인간의 입속이나 장이나 위 등, 장기 안에서도 서식한다. 세균은 무조건 없애야 할 적이 아니라 우리 몸과 공생해야 할 파트너다.

2015년에 출간된 <나무 수업(Das geheime Leben der Baume)>으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로 이름을 알리며 ‘자연 통역사’라는 호칭을 얻은 페터 볼레벤(Peter Wohlleben)의 신간 <박테리아, 숨어있는 영웅들 (Bakterien – die heimlichen Helden)>이 최근 독일에서 출간됐다.

매혹적인 박테리아의 세계로 독자들을 초대하는 이 책은 눈에 보이지 않는 단세포 생물이 인간의 삶과 자연 세계에 얼마나 놀라운 영향을 미치는지 흥미롭게 소개한다. 출간과 동시에 주요 서점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고, 독자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볼레벤은 박테리아를 단순한 병원균으로 보는 관점에서 벗어나, 매우 지능적이고 소통 능력이 뛰어난 네트워크 설계자로 소개한다.

“나는 평생 단세포 생물과 계속해서 마주쳤다. 식물, 특히 나무를 연구하는 사람은 여러 면에서 녹색 친구들을 돕는 박테리아를 피할 수 없다. 뿌리에서든 잎에서든, 셀 수 없이 많은 종류의 작은 조력자들이 존재한다. 인간의 피부나 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최근 나는 내가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 자체를 완전히 뒤엎은 잘 입증된 이론과 마주하게 됐다. 이 이론에 따르면, 박테리아들은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모든 다세포 생물들을 마치 우주선처럼 만들고, 그 안에서 편안하게 여행하고 있다. 그리고 그 우주선 중 하나가 바로 인간이다.”

책은 박테리아가 우리의 기분과 생각과 행동을 지배하는 ‘우주선의 조종사’이자 ‘삶의 지휘자’라고 소개하면서, 우리가 무엇을 먹을지 결정하고, 운동하도록 자극하며, 호르몬 조절을 통해 감정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한다.

책의 후반부로 접어들면, 위기에 처한 지구를 살릴 수 있는 구원투수로 박테리아를 전면에 내세우는데, 이 부분이 더욱 흥미롭다. 볼레벤은 박테리아를 지구 기후 시스템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손’이자,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핵심 열쇠’라고 본다. 박테리아가 지구상의 탄소와 메탄 순환을 통제하는 가장 강력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녹조의 일부인 남조류(시아노박테리아)는 광합성을 통해 막대한 양의 산소를 생산하고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토양에 사는 특정 박테리아(메탄산화균)는 이산화탄소보다 수십 배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을 먹어 치워 지구 온난화를 억제한다.

박테리아를 포함한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모두 나름의 존재 이유가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사소한 생명체라고 하더라도 상생하고 공존하며 함께 미래를 설계해나가야 한다. 인간에게 간혹 위협을 가하는 존재일지라도 적으로 대하며 없애려고만 들지 말고, 서로 함께 공존하고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 책의 핵심 메시지다.

홍순철 BC에이전시 대표, 북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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