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만 판례변경 후 첫 확정
“문신 시술, 의료행위와 구분”
비의료인의 눈썹·헤어라인 등 문신 시술을 처벌할 수 없다는 판결이 대법원에서 처음으로 확정됐다. 지난달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34년 만에 ‘비의료인의 미용 문신 시술은 무면허 의료행위가 아니다’라고 판례를 변경한 이후 이를 적용한 첫 사례다.
11일 대법원 3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보건범죄단속법 위반(부정의료업자) 혐의로 기소된 미용사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A씨는 지난 2019년 3월~6월 사이 충북 청주의 한 미용업소에서 14명에게 눈썹과 헤어라인 문신을 해주고 2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A씨가 의료면허가 없는데도 무허가 의료행위를 했다고 판단했다. 바늘로 피부를 찔러 색소를 주입하는 문신 시술이 의료법상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기존의 대법원 판례를 따른 것이었다.
법원은 일관되게 무죄로 판단했다. 지난 2022년 1심은 의료법상 ‘의료행위’를 질병의 예방·진찰·치료 또는 이에 준하는 행위로 제한적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눈썹과 헤어라인 문신은 치료 목적과 거리가 멀고, 의료인이 아니어도 교육과 위생 관리를 통해 시술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2심도 같은 판단을 유지했다.
이 가운데 지난달 2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문신 시술은 문신과 관련된 미적인 지식과 기능, 경험 등이 요구되는 영역으로 반드시 의료인에 버금가는 의학적 전문 지식과 경험이 있어야만 성공적인 시술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의료인 자격을 요구할 경우) 높은 진입장벽으로 인해 문신 행위를 직업으로 선택할 기본권 향유의 기회를 사실상 봉쇄당한다”고 판례를 변경했다.
이어 “문신 행위는 의학·의술과 구분된 독자적 직역으로 발달해왔다”며 “대부분 질병 예방 또는 치료와 직접적 관련 없이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불법으로 규정한 기존 판례가 하급심에서 도전받는 가운데, 대법원이 34년 만에 판례를 뒤집어 논쟁을 정리한 것이다.
이날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례에 따라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허용하는 문신사법은 내년 10월부터 시행을 앞두고 있다.
대법원은 문신사법 시행 현행 의료법대로라도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처벌할 수 없다고도 설명했다. 문신사법이 문신 시술을 면허·교육 등 규제 아래 둔 반면, 대법원의 새 판례는 의료행위가 아닌 직업의 자유로 전면 허용한다는 점에서 대법원 판례가 문신 시술을 더 폭넓게 보장한다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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