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다음달 3일 조기 대선을 앞두고 급등하고 있다. 정책 불확실성 해소로 문재인 정부 이후 지속된 오랜 저평가 구간에서 벗어날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
한국전력은 2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3.26% 오른 3만1700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14일 이후 9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이 기간 주가 상승률은 23.11%에 달한다.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하면서 상승세에 불이 붙었다.
한국전력 주가가 종가기준 3만원을 넘어선 건 2019년 이후 약 6년 만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 6만원대 중반까지 올랐었던 한국전력은 문재인 정부들어 4분이1 토막 수준인 1만5550원까지 떨어졌다. 탈원전과 전기요금 인상 억제 정책으로 실적이 급격히 악화한 탓이다.
하지만 이번 대선으로 한국전력이 오랜 불확실성에서 벗어날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 현재까지 여야후보들의 발언을 종합하면 한국전력에 불리한 정책을 펼 가능성이 낮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당장은 전기요금에 손대기 어렵지만 장기적으로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뜻을 밝혔다. 김문수 국민의 힘 후보는 적극적인 원자력발전 확대 정책을 내놨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차기 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은 상당 부분 해소됐다”며 “인공지능(AI) 산업 투자와 재무구조 개선 필요성을 감안하면 전기요금 인상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목표주가는 3만4000원에서 3만8000원으로 11.7% 올려잡았다. NH투자증권을 포함해 미래에셋증권 메리츠증권 등 6개 증권사가 이달 한국전력의 목표주가를 올렸다.
원·달러 환율 안정화도 한국전력 실적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원화 강세는 천연가스 석유 등 연료를 수입하는 한국전력 삼천리 SK가스 등 에너지 기업에 호재다. 류제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적용된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효과는 올해 3분기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유가 및 환율 하락으로 원료비 부담 완화 효과도 동반될 것”이라고 했다.
최근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4배에 불과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매력도 크다는 분석이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