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강호동 농협중앙회장과 임원들의 각종 비위 혐의로 촉발된 농협 개혁 과제를 담은 농협개혁법안(농협법 개정안)에 대해 중앙회가 ‘위헌’이라며 반대 입장을 공식화했다. 국회에서 위헌 주장의 근거가 미약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중앙회는 한 발 물러섰다. 농협개혁법안의 상반기 처리는 무산됐다.
![]() |
| 12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농림축산식품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농업협동조합법 일부 개정안에 대한 입법 공청회가 국민의힘 농해수위원들의 불참 속에 열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12일 국회에서 열린 농협법 개정안 입법공청회에서 이진산 농협중앙회 미래전략연구소 국장은 인사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추천위원 중 1명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추천하도록 한 개정안 내용을 언급하며 “농어민 자조조직의 육성과 그 자율적 활동 및 발전을 보장하는 헌법 제123조 5항의 정신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헌법의 이 조항은 ‘국가는 농·어민과 중소기업의 자조조직을 육성하여야 하며, 그 자율적 활동과 발전을 보장한다’이다.
농협중앙회가 농협개혁법안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중앙회 비상임이사로 선출된 조합장인 이사조합장과 전국 단위 농협 조합장들로 구성된 농협비상대책위원회가 농협개혁법안을 반대해왔으나, 중앙회는 비대위 입장이라며 거리를 뒀었다.
중앙회를 대표해 참석한 이 국장이 농협개혁법안이 위헌이라고 주장한 것은 중앙회의 인사추천위와 관련해서다. 현행법(제125조의5)은 사업전담대표이사, 감사위원, 조합감사위원장 등을 인사추천위가 추천하도록 하고, 인사추천위는 이사회가 위촉하는 사람들로 구성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하지만 법상 인사권이 없는 중앙회장이 개입하며 보은 인사 논란이 잇따랐고, 국회는 여러 차례 인사추천위 회의록 제출을 요구했으나 중앙회는 한 차례도 응하지 않았다. 이에 당정이 인사추천위에 외부위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중앙회는 외부위원 중 1명을 농식품부 장관이 추천하는 방안을 두고 위헌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이선신 한국법치진흥원 이사장 역시 농협개혁법안이 위헌 소지를 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90%가 넘는 회원조합장들이 반대하고 있는 중앙회장 전조합원 선출제를 입법으로 추진하면 위헌 소지가 크다”고 말했다.
국회에선 곧바로 과도한 주장이란 지적이 나왔다. 문금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농협에 대한 지도감독 권한은 정부가 갖고 있다. 입법권 문제인데 헌법을 언급한 것은 과도한 해석 아니냐”고 질타했다. 공청회를 주재한 윤준병 민주당 의원도 “(현) 인사추천위가 형식적으로, (특정 인사를) 내정해 운영되는 문제가 있어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이 국장은 “헌법까지 얘기한 것은 강조하고자 한 것”이라고 한 발 물러섰다. 이 국장은 농협개혁이 추진되는 배경인 중앙회 내부 비위와 관련한 문제에 대해선 유감 표명도 하지 않았다.
공청회에 참석한 장경호 농업제도정책연구원장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자조조직에 국가 개입의 필요성을 인정한 헌법재판소 판단을 언급하며 중앙회를 비판했다. 앞서 헌재는 지난 2000년 6월 농협과 축협 통합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로 합헌 결정을 내리면서 “자조조직이 제대로 활동하고 기능하는 시기엔 그 조직의 자율성을 침해하지 않도록 하는 소극적 의무를 다하면 되지만, 그 조직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향후 전망도 불확실한 경우라면 자율성을 보장하는 것에 그쳐선 안 되고 적극적으로 육성할 의무까지 수행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장 원장은 농협개혁이 농협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자율성은 내부통제와 조합원에 의한 견제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때 지켜질 수 있는 것”이라며 “견제와 감시가 작동하지 않는 조직에서의 자율성은 조합원을 위한 자율이 아니라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을 보호하는 방패막이로 변질될 수 있다”고 했다.
농협개혁안 마련을 총괄한 원승연 농협개혁추진단 공동단장(명지대 경영학부 교수)은 “견제 없는 자율성은 폐쇄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견제와 균형이 제대로 작동하면 농협은 더 강한 자율성의 토대를 확보하고 대외적으로도 큰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농협개혁법안은 중앙회장을 전조합원이 선출하도록 직선제로 전환하고 외부의 독립감사기구(농협감사위원회)를 설치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농협개혁법안의 상반기 처리는 무산됐다. 당초 지난 7월 공청회를 열고 이날 농림축산식품해상수산위원회 법안소위와 전체회의에 상정할 예정이었으나, 공청회를 이날로 미루면서 법안소위에서 안건이 뒤로 밀렸다. 한편 이날 공청회는 여야 합의로 열렸으나 국민의힘 의원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1 hour ago
4










!["아아 팔아 갖고는"…치킨·볶음밥까지 내놓은 커피전문점 '속사정' [트렌드+]](https://img.hankyung.com/photo/202604/01.43949627.1.jpg)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