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 농지·어장규모 클수록
가산점 받고 대체복무 유리
선발자 평균 농·어장 3천평
대규모 농·어장을 보유한 집안 출신일수록 청년 농어업인을 위해 마련된 산업기능요원(농어업 대체복무)에 많이 선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이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산업기능요원으로 선발된 청년 농어업인들이 보유한 농지는 평균 1㏊(약 3000평) 이상, 어장은 평균 6㏊(약 1만8000평)에 달했다. 이 중 가장 넓은 농지로는 31.74㏊(약 9만6000평), 어장 76.8㏊(약 23만2000평)를 보유한 사례도 확인됐다.
농어업 대체복무는 청년들이 현역 복무 대신 영농 활동으로 병역의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이때 영농 기반이 있는 청년의 경우 농지·어장 소유 또는 임차 면적에 따라 추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보유한 농지나 어장의 규모가 클수록 더 많은 가산점을 받게 된다.
문제는 대체복무 수요가 늘며 선발 과정에서 가산점의 영향력도 커지는 추세라는 점이다. 이병진 의원이 병무청과 한국농수산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농어업 대체복무 경쟁률은 2021년 1.1:1에서 2025년 1.6:1로 상승했다. 이에 영농 기반이 없는 청년들의 경우 대체복무 선발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이 의원은 "농어업 대체복무 제도가 청년 농어업인의 '빈익빈 부익부'를 더욱 심화시키며, 가진 자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는 불공정성 제도로 전락하고 있다"며 "청년 농어업인의 잠재력과 미래성을 보고 공정하게 기회를 주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 농어업인을 양성하기 위해 설립된 한국농수산대를 최근 5년간 졸업한 2354명 중 38.2%인 900명은 농·어장을 보유하지 못한 상태였다. 한농대 졸업생의 대체복무 선발률은 2021년 98.4%에서 2025년 74%까지 하락했다.
[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