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란 감독 ‘오디세이’ 온다…전세계 대학·박물관도 고전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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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란 감독 ‘오디세이’ 온다…전세계 대학·박물관도 고전 열풍

입력 : 2026.06.29 15:17

다음달 개봉 앞두고 기대·관심 급증
박물관 ‘오디세이’ 관련 행사 잇달아
대학선 고전읽기 모임에 인원 몰려
앞서 ‘글래디에이터 효과’ 떠올려

영화 ‘오디세이’ 공식 예고편

영화 ‘오디세이’ 공식 예고편

오는 7월 17일 개봉을 앞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대서사시 ‘오디세이(The Odyssey)’를 향한 팬들의 기대가 뜨거운 가운데, 고대사를 연구하는 학자들과 고전문학 애호가들 사이에서도 엄청난 기대감이 감돌고 있다.

28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전 세계 대학과 고등학교의 고전학 교사들은 이번 영화 개봉을 계기로 관련 분야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며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박물관들은 앞다투어 ‘오디세이’ 테마 행사를 개최하고 있으며, 학계가 주도하는 고대 그리스 문학 독서 모임은 일찌감치 정원을 초과했다. 바야흐로 고전문학계에 ‘바벤하이머(Barbenheimer)’급 돌풍이 불고 있는 것이다.

맷 데이먼 주연, 10억 달러 흥행 돌파 예고

영화 ‘오디세이’의 주연 맷 데이먼

영화 ‘오디세이’의 주연 맷 데이먼

호메로스의 고대 서사시를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맷 데이먼이 트로이 전쟁 참전 후 10년에 걸친 험난한 귀향길에 오르는 이타카의 왕, 오디세우스 역을 맡았다. ‘오펜하이머(2023)’, ‘인셉션(2010)’, ‘배트맨’ 3부작 등 대중문화를 주도하는 블록버스터를 잇달아 성공시킨 놀란 감독의 이력을 고려할 때, 할리우드 분석가들은 이 영화가 전 세계적으로 10억 달러 이상의 흥행 수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텍사스 오스틴에 위치한 세인트 앤드류스 성공회 학교의 라틴어 교사이자 미국 고전 연맹 회장인 제니 루옹고는 “크리스토퍼 놀란이 감독을 맡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큰 반향이 있을 것을 직감했다”며, “수업 시간에 배우는 내용이 대중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은 교육자로서 매우 흥미로운 일”이라고 말했다.

‘글래디에이터 효과’의 재현을 꿈꾸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글래디에이터’

리들리 스콧 감독의 ‘글래디에이터’

고대 지중해 유역의 역사와 문화를 연구하는 고전학 교육자들은 영화를 본 관객들이 원작 시집을 펼쳐 들거나 관련 수업에 등록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는 선례가 있다. 2000년 리들리 스콧 감독의 ‘글래디에이터’가 개봉한 후, 뉴욕 타임스는 고대 세계에 관한 도서 출판이 급증한 현상을 ‘글래디에이터 효과(The Gladiator effect)’라 명명한 바 있다. 전 세계적으로 4억 6천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이고 아카데미 작품상 등 5관왕을 차지한 이 영화의 엄청난 성공은 ‘알렉산더(2004)’, ‘트로이(2004)’, ‘300(2006)’ 같은 유사한 영화들과 HBO의 ‘로마(2005~2007)’ 같은 TV 시리즈의 제작을 촉발했다. 학자들 역시 당시 고전학 수강생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놀란 감독이 2017년 출간된 에밀리 윌슨의 ‘오디세이’ 번역본을 읽었다고 밝히면서, 번역가인 윌슨 역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그녀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영화 개봉을 앞두고 언론의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 세계 대학 및 박물관, 관련 행사로 들썩

놀란의 신작이 가져올 파급력에 대비해 전 세계 곳곳에서 발 빠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게티 박물관(Getty Museum)은 지난 5월 말 영화에서 영감을 받은 강연, 토론, ‘오디세이’를 각색한 포크 오페라 공연 등 다채로운 종일 행사를 개최했다.

미국 UC 버클리 예술인문학부는 1월부터 5월까지 영화 개봉에 맞춰 온라인 독서 클럽을 7차례 진행했다. 소규모로 기획되었던 이 모임에는 전 세계에서 1,300명 이상이 몰려 주최 측을 놀라게 했다. 4월에는 55명이 넘는 학생과 교직원이 모여 12시간 동안 오디세이 전체를 낭독하는 ‘호메라톤(Homerathon)’을 열기도 했다.

호주의 한 대형 서점은 한 달간 온·오프라인 강연을 개최하고 멜버른 극장에서 단체 관람을 진행할 예정이며, 영국의 고전협회(Classical Association) 지역 지부들 역시 호메로스 독서 모임에 집중하며 회원들을 위한 영화 상영회를 기획 중이다.

대중문화, 고전학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효과

모든 학자가 극적인 수강생 증가를 확신하는 것은 아니다. 윈저 대학의 고대 그리스 및 로마 연구 프로그램 교수인 맥스 넬슨은 수강생이 폭발적으로 늘지는 않더라도 “호기심을 가진 사람들에게 많은 질문을 던져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다가오는 ‘스크린 속의 고대 세계’ 수업에 놀란의 영화를 다룰 계획이다.

하지만 영화가 고전학의 대중화에 기여한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아테네 칼리지 이어(College Year in Athens)의 고전학 교수인 니나 파파타나소풀루는 ‘퍼시 잭슨’ 시리즈나 비디오 게임 ‘하데스(Hades)’ 같은 대중문화 작품들이 학생들에게 고전학이 가진 ‘엘리트주의적’이라는 편견을 깨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우리 학문이 살아남으려면 현대의 목소리와 예술가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이번 ‘오디세이’ 영화 역시 고대 세계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다시 불태울 완벽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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