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알코올 맥주의 숨겨진 위험…‘한 종류’만 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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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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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이 백해무익하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무알코올 및 논(비)알코올 맥주를 건강한 대안으로 즐기는 사람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건강을 위해 선택한 이 음료들이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국내 주세법에서는 알코올 함량이 1%를 초과하는 음료를 ‘주류’로 정의한다. 무알코올 맥주는 문자 그대로 알코올이 전혀 함유되어 있지 않은 맥주를 의미하며, 논알코올 맥주는 국내 주세법에 따라 알코올 함량이 1% 미만인 음료를 뜻한다.

논알코올 맥주는 일반 맥주와 같은 방법으로 제조한 후, 증류법(distillation)과 역삼투법(reverse osmosis) 등의 후처리 과정을 통해 알코올을 제거한다. 이렇게 만든 논알코올 맥주는 발암 물질인 알코올의 영향이 거의 없어 건강을 해치지 않을 것이란 기대가 있다.

정말 그럴까?

독일, 미국, 스페인 연구자들은 논알코올 맥주 섭취가 실제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44명의 건강한 젊은 남성을 대상으로 매일 660㎖의 서로 다른 종류의 논알코올 맥주(필스너, 혼합 맥주, 밀 맥주) 혹은 물을 4주간 섭취하게 하고, 혈당 및 지방 대사, 체성분, 간 기능, 장내 미생물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했다. 필스너와 밀 맥주는 주 재료(보리 맥아와 밀 맥아), 홉 햠량(필스너가 더 많은 홉 사용), 발효 방식(필스너 하면 발효, 밀 맥주 상면 발효)의 차이가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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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결과

섭취한 음료 종류에 따라 차이가 뚜렷했다.

혼합 맥주(과일 맛 등을 첨가한 것): 공복 혈당과 중성지방(트리글리세라이드) 수치가 증가했으며, 이는 당뇨 및 심혈관 질환 위험 증가와 관련된 부정적 영향이다.밀 맥주: 인슐린, C-펩타이드(인슐린 분비 지표), 중성지방 수치가 증가했다. (당뇨병과 심혈관 질환 위험 요인)필스너와 물: 혈중 콜레스테롤과 저밀도지단백(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감소시켰으며, 혈당 대사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간 관련 생체 지표: 간세포 사멸 바이오마커인 M30이 필스너와 물 섭취 시 감소하여 간 손상이 줄어든 것을 시사했다. 혼합 맥주 섭취군은 간 세포 내 효소인 ALT와 AST가 감소했지만, M30 수치는 오히려 증가해 간 손상 가능성을 암시했다.장내 미생물 구성: 필스너 섭취 시 비만과 관련된 후벽균(Firmicutes)이 감소하고, 항생제 및 항암 물질 생성과 연관된 방선균(Actinobacteria)은 증가했다.

결론

논알코올 맥주, 특히 혼합 맥주와 밀 맥주는 혈당과 지방 대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반면, 필스너와 물은 대사적 관점에서 비교적 안전했으나, 아예 섭취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고 연구진은 결로 내렸다.

연구진은 이러한 대사 변화가 논알코올 맥주에 포함된 칼로리와 당 함량에 기인한 것이며, 항산화 작용을 하는 폴리페놀 때문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또한 논알코올 맥주의 장기적, 정기적 섭취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영양소(Nutrients)에 게재되었다.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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