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구미산단, 뉴욕 센트럴파크급 명소 된다

3 hours ago 2

대한민국 1호 국가산업단지이자 내륙 최대 산단인 구미제1산단이 출범 50여 년 만에 ‘산(産)리단길’을 품은 문화선도 산단으로 대변신을 시도한다. 1969년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낙동강 모래밭에 착공한 이후 성장을 거듭해 한때 우리나라 수출의 10.5%를 차지하는 국내 최대 산단으로 부상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대기업의 생산기지 해외 이전이 이어지고 산단 노후화로 청년이 떠나는 등 활기를 잃고 있다.

구미시는 1산단로 2.7㎞ 일대에 직·주·락 정주 환경을 조성해 청년과 고급 인재, 첨단산업 기업이 돌아오는 문화선도 산단 조성에 본격 나섰다고 17일 밝혔다. 구미시는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 합동으로 추진 중인 문화선도 산단 조성 공모에 지원했다. 구미시는 문화선도 산단의 랜드마크사업으로 지정받기 위해 민선 8기 꾸준히 축적한 환경개선펀드, 구조고도화, 문화브랜드 등 28개 사업, 3882억원 규모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경상북도와 구미상의, 산단공 경북본부 등과 컨소시엄도 꾸렸다.

새로운 산단을 상징하는 산업문화 테마파크인 랜드마크는 13만㎡의 방림방직(사진)에 들어선다. 2005년 공장이 베트남으로 이전한 후 20여 년째 창고 기능만 남은 공간으로 지난달 시가 회사 측과 매입 협약을 체결했다. 이곳은 뉴욕 센트럴파크, 서울 마곡 보타닉가든처럼 7만㎡에 달하는 녹지생태공원으로 조성된다. 구내식당 식판으로 상징되는 점심시간을 바꿀 레스토랑(F&B), 카페도 들어선다. 8개 공장동에는 스포츠와 상업시설, 구미의 브랜드가 된 라면축제를 1년 내내 경험할 수 있는 라면거리와 가족 친화체험 놀이시설 등 문화관광 콘텐츠가 채워진다. 방직공장에서 일해 번 돈으로 동생들 학비를 보탠 여공들의 애환이 깃든 기숙사는 방림 메모리얼, 구미(대한민국) 산업역사관, 예술가 활동 전시공간 등으로 살아난다.

금성사 시절부터 2003년까지 LG전자에서 근무한 서명수 씨는 “1970~1980년 전성기 때 공단은 3교대 근무와 포장마차 거리로 불야성이었다”며 “‘어게인(Again) 1969’ 사업으로 청년과 시민, 관광객이 붐비는 명소로 거듭난다니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구미시는 또 2.7㎞ 1산단로를 기업 오피스와 주거시설, 휴식 공간이 자리잡은 산리단길로 바꾼다. 정부의 민간투자활성화펀드 사업으로 선정된 기숙사를 리모델링해 오피스텔로 바꾸고 유명 브랜드 호텔도 유치할 예정이다. 공사장 가림막을 활용한 첨단 영상, 음향쇼를 연출해 공사 중에도 시민휴식 공간이자 문화 융합의 실험 무대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구미 1국가산단은 5산단까지 총 3616만㎡로 확장하면서 한국의 경제성장을 견인한 곳”이라며 “구미의 기업, 시민과 함께 청년과 가족이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바꿔 제2의 성공모델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구미=오경묵 기자 leewr@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