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이 미국으로 수출하는 자동차에 대해 고율 관세를 도입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미국차가 유럽서 큰 인기를 끌지 못하는 것에 비해 유럽산 자동차들은 미국에서 여전히 잘 팔리고 있어 EU 입장에선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BBC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차가 EU에서 팔리지 않는 이유를 설명했다. 매체는 이탈리아를 예로 들었다. 고대 도시들과 좁은 자갈길이 다수인 이 나라에서 미국산 픽업트럭이나 SUV로 돌아다니는 건 ‘못할 짓’이라는 설명이다.
비용 문제 역시 무시 못할 이유가 된다. 마이크 하우스 영국 자동차 제조업자 및 무역협회(SMMT) 대표는 “일반적으로 EU국가들의 연료 가격이 미국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더 작고 연료 효율이 높은 차량을 선호한다”며 “기름값 걱정 없이 큰 차량을 살 수 있는 미국의 환경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EU에서 리터당 지불하는 가격이 미국인들에겐 갤런당 가격이다. 미국 1갤런은 약 3.8리터다.
트럼프의 불만이 커지는 건 미국 소비자들에게 유럽차가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는 BMW·벤츠·폭스바겐 등을 언급하며 “수백만 대의 유럽 자동차가 미국으로 들어오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2022년 한 해 EU에서 미국으로 수출된 신차는 총 69만2334대에 달하며 환산하면 약 37억 달러어치에 달한다. 반면 미국에서 EU로 수출된 신차는 단 11만6207대, 약 7조8700억원 수준이다.
트럼프는 이미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이 두 금속은 자동차 제조에 필수적인 자재다. 이러한 움직임은 EU 당국이 자국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관세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게 만들고 있다. 비록 미국 내 자동차업체들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고 있지만 트럼프가 이같은 기조를 바꿀 가능성은 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