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도 최고 35도 ‘가마솥 더위’…“사실상 장마 끝났다” 분석도

1 day ago 5

폭염에 이글거리는 도로- 추가 찜통더위가 계속되고 있는 1일 광주 서구 상무지구의 도로가 햇볕에 달궈지며 아지랭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폭염에 이글거리는 도로- 추가 찜통더위가 계속되고 있는 1일 광주 서구 상무지구의 도로가 햇볕에 달궈지며 아지랭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2일 ‘가마솥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대구와 강릉은 낮 최고기온이 35도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30일 전국 곳곳에서는 6월 하루 평균 기온 최고 기록이 줄줄이 경신됐다. 이틀째 열대야가 이어졌던 서울에선 밤 최저기온이 26.2도로 역대 가장 더운 6월 밤이었다. 부산은 1904년 4월 관측 이래 역대 6월 중 가장 더운 날로 기록됐다. 스페인에서는 한때 낮 최고기온이 46도까지 오르는 등 해외에서도 폭염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 “사실상 장마 끝났다” 분석도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1일 오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시민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1일 오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시민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기상청은 2일 전국 아침 최저기온이 23∼27도, 낮 최고기온은 26∼35도로 예보했다. 지역별 낮 최고기온은 서울 30도, 부산 31도, 대구 35도, 대전 32도, 광주 34도, 강릉 35도로 전망된다. 경기북부와 강원북부내륙에는 5~20mm의 소나기가 예보됐지만 무더위를 식히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이날 이후 11일까지 비 소식은 없다. 기상청과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7월이 평년보다 더울 확률은 64%, 8월은 71%로 예년보다 심한 폭염이 예상된다. 공상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장마전선이 더 이상 내려오지 않는다고 내다보는 기후 예측 모델이 더 많다”면서도 “북쪽의 찬 공기가 강해질 가능성이 있고 태풍이 발생하며 기압계를 흐트러트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아직 장마가 끝났다고 확언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장마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세력을 키워 찬 공기를 완전히 밀어낼 때 끝난다. 북태평양 고기압의 힘이 약하면 장마전선을 밀어내지 못하고, 힘이 강하면 장마전선을 밀어내 폭염이 시작된다. 최근에는 기후변화로 북태평양 고기압이 과거보다 더 강하고 빠르게 발달하고 있다. 김해동 계명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필리핀 앞 열대 서부 해역 수온이 높아 강한 상승 기류를 만들어내고 있는 상황”이라며 “북쪽의 찬 공기는 힘이 약해 장마전선이 일찍 북쪽으로 올라갔다. 사실상 장마가 끝났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밤부터 다음 날인 아침까지 서울의 밤 최저기온은 26.2도로 종전 6월 열대야 기록인 25.8도(2022년 6월 27일)보다 높았다. 이날 제주 전역에서 열대야가 발생했고 청주와 포항은 3일째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다.

부산은 같은 날 하루 평균 기온이 26.2도를 기록하며 역대 6월 중 가장 더운 하루를 기록했다. 대구에서도 하루 평균 기온이 30.7도를 기록하며 1907년 1월 관측 이래 역대 6월 중 가장 더웠다. 이전 기록은 2005년 6월 25일 30.1도였다. 이 기간 6월 하루 평균 최고기온을 경신한 곳은 전국 97개 기후 관측지점 중 59곳이다.열사병 등 온열질환으로 이송된 환자도 크게 늘었다. 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5월 15일부터 전날까지 집계된 온열질환자는 470명, 추정 사망자는 3명이다. 지난해와 같은 기간(5월 20일 이후) 온열질환자는 453명으로, 전년 대비 73명(19.2%) 늘었다.

● 스페인 46도, 프랑스 전역 폭염경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프랑스 남서부 생장드뤼즈 해변에서 한 노점상이 아이스크림을 팔고 있다. 프랑스 전역에서 40도를 웃도는 폭염이 기록된 가운데 프랑스 기상청은 이번 주 중반까지 일부 지역에서 40도를 넘는 고온 현상이 지속할 것으로 예보했다. 2025.07.01. [생장드뤼즈=AP/뉴시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프랑스 남서부 생장드뤼즈 해변에서 한 노점상이 아이스크림을 팔고 있다. 프랑스 전역에서 40도를 웃도는 폭염이 기록된 가운데 프랑스 기상청은 이번 주 중반까지 일부 지역에서 40도를 넘는 고온 현상이 지속할 것으로 예보했다. 2025.07.01. [생장드뤼즈=AP/뉴시스]
유럽 대륙도 곳곳에서 6월부터 최고기온을 경신하며 폭염이 극심해지고 있다. 고기압이 상공을 덮어 뜨거운 기운을 가두는 ‘열돔 현상’이 심해지며 폭염 지속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남유럽 스페인의 안달루시아의 우엘바 지방 엘그라나도에선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낮 최고기온이 46도에 달했다.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에서 동쪽으로 약 97km 떨어진 모라에선 낮 최고기온이 46.6도에 이르러 6월 기준 역대 최고 기록이 경신됐다.

프랑스에서는 역사상 처음으로 본토 거의 전역에 폭염경보가 발령됐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프랑스 기상청은 지난달 30일 전체 행정 구역의 88%에 폭염경보 중 두 번째로 높은 주황색 경보를 발령했다. 아녜스 파니에루나셰 생태전환부 장관은 “전례 없는 일”이라고 했다. 프랑스 남부 타른에가론 지역 원자력발전소는 주변 가론강의 수온이 28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되자 원자로 한 대를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파리 에펠탑마저 폭염으로 약 20cm의 변형이 생길 수 있다고 일간 르파리지앵은 보도했다.

이탈리아는 지난달 29일 도시 27곳 중 21곳에서 최고 수준의 폭염경보를 발령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달 30일 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린 제4차 개발 재원 총회에서 “극심한 더위는 더 이상 드문 현상이 아니다. 이제는 새로운 표준”이라고 말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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