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상 장마 끝났다” 분석도
장마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세력을 키워 찬 공기를 완전히 밀어낼 때 끝난다. 북태평양 고기압의 힘이 약하면 장마전선을 밀어내지 못하고, 힘이 강하면 장마전선을 밀어내 폭염이 시작된다. 최근에는 기후변화로 북태평양 고기압이 과거보다 더 강하고 빠르게 발달하고 있다. 김해동 계명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필리핀 앞 열대 서부 해역 수온이 높아 강한 상승 기류를 만들어내고 있는 상황”이라며 “북쪽의 찬 공기는 힘이 약해 장마전선이 일찍 북쪽으로 올라갔다. 사실상 장마가 끝났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밤부터 다음 날인 아침까지 서울의 밤 최저기온은 26.2도로 종전 6월 열대야 기록인 25.8도(2022년 6월 27일)보다 높았다. 이날 제주 전역에서 열대야가 발생했고 청주와 포항은 3일째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다.
부산은 같은 날 하루 평균 기온이 26.2도를 기록하며 역대 6월 중 가장 더운 하루를 기록했다. 대구에서도 하루 평균 기온이 30.7도를 기록하며 1907년 1월 관측 이래 역대 6월 중 가장 더웠다. 이전 기록은 2005년 6월 25일 30.1도였다. 이 기간 6월 하루 평균 최고기온을 경신한 곳은 전국 97개 기후 관측지점 중 59곳이다.열사병 등 온열질환으로 이송된 환자도 크게 늘었다. 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5월 15일부터 전날까지 집계된 온열질환자는 470명, 추정 사망자는 3명이다. 지난해와 같은 기간(5월 20일 이후) 온열질환자는 453명으로, 전년 대비 73명(19.2%) 늘었다.● 스페인 46도, 프랑스 전역 폭염경보
프랑스에서는 역사상 처음으로 본토 거의 전역에 폭염경보가 발령됐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프랑스 기상청은 지난달 30일 전체 행정 구역의 88%에 폭염경보 중 두 번째로 높은 주황색 경보를 발령했다. 아녜스 파니에루나셰 생태전환부 장관은 “전례 없는 일”이라고 했다. 프랑스 남부 타른에가론 지역 원자력발전소는 주변 가론강의 수온이 28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되자 원자로 한 대를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파리 에펠탑마저 폭염으로 약 20cm의 변형이 생길 수 있다고 일간 르파리지앵은 보도했다.
이탈리아는 지난달 29일 도시 27곳 중 21곳에서 최고 수준의 폭염경보를 발령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달 30일 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린 제4차 개발 재원 총회에서 “극심한 더위는 더 이상 드문 현상이 아니다. 이제는 새로운 표준”이라고 말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개
- 슬퍼요 0개
- 화나요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