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8일 한은 금통위 주목
달러당 원화값 하락은 변수
◆ 부동산發 위기 신호탄 ◆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실기론'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가운데 오는 28일 금융통화위원회가 2연속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지 주목된다. 특히 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 회의는 올해 이날 단 한 차례만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내수와 대외 불안정성이 커진 수출 상황을 감안하면 적극적인 금리 인하와 정부의 재정 지원까지 총력전을 펴야 한다고 주문한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달 11일 기준금리를 3.25%로 0.25%포인트 하향 조정하며 3년2개월 만에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섰다. 하지만 때늦은 금리 인하에 내수는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내외 기관들이 올해와 내년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하향 조정하는 가운데 한은 역시 28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현재 2.4%에서 소폭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현재는 정부 재정도 긴축적인 데다가 부동산 대출 규제가 강화돼 시중 유동성이 전반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며 "이 가운데 높은 금리가 유지된다면 금융 분야가 경색될 위험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내수와 수출을 둘러싼 환경의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보수적인 통화정책은 오히려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며 금리 인하 필요성을 강조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역시 "그간 물가 상승에 상응할 만큼 실질소득이 오르지 않아 사람들의 소비 여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한은의 금리 인하 타이밍은 이미 늦었는데 여기서 추가 인하를 하지 않으면 경기 침체로 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각에선 환율, 대내외 금리차 등을 감안해야 하는데 내수가 이렇게 좋지 않은 상황에서는 어느 하나를 선택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실제 내수 회복은 당초 정부의 전망보다 지체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3분기 지역경제동향에 따르면, 소비동향을 나타내는 전국 소매판매액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9% 감소했다. 2022년 이후 10개 분기 연속 감소세로 1995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장 기간이다. 기획재정부 역시 경제동향을 담은 '그린북' 11월호에서 '내수 회복 조짐'이란 표현을 6개월 만에 뺐다.
이 가운데 성장세를 뒷받침하고 있던 수출 역시 불안한 조짐이다. 주 실장은 "올해 수출 증가율의 140%를 반도체 분야가 이끌 정도로 반도체가 수출을 견인 중"이라며 "그런데 9월부터 D램 반도체 가격이 떨어지고, 전체 수출 증가율도 떨어지고 있어 불안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정책 불확실성이 높게 되면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전 세계 기업들이 투자를 줄이게 되고 이것이 한국 수출을 줄이는 영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류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