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라이벌은 재벌 아빠입니다. 제 자산은 시간과 체력, 그리고 관계죠."
전업주부 10년차 아빠인 몽키가 돈이 아니라 '시간·체력·관계'로 부자가 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네 아이 아빠인 그가 말하는 경쟁은 소득이 아니라 방식이다. 돈으로 해결되는 육아 대신, 시간과 체력, 관계를 자산으로 삼는다는 것. 마을 아이들을 불러 모아 판을 깔고, 부모들을 연결해 돌봄을 확장한다. 그는 "저는 아이들과 노는 방법을 잘 모릅니다. 그래서 아이들을 모아놓습니다. 그러면 알아서 놉니다. 저는 판을 깔 뿐입니다"라고 말한다.
이 가정의 생계부양자이자 엄마인 안나는 '전업주부'와 대조되는 '워킹맘'이 아니라, 기존의 '바깥양반'에게 결여된 돌봄을 수행하는 이상적인 가장의 역할을 맡았다. 집 밖에서는 생계를 책임지고, 집 안에서는 돌봄을 함께 감당한다. 역할이 뒤집힌 자리에서도 질문은 사라지지 않는다. 왜, 여성의 돌봄은 상식이고 남성의 돌봄은 반칙인가. 이는 다음달 개봉할 영화 '반칙왕 몽키'가 사회 구성원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많은 사람이 이들에게 "아이 넷을 키우려면 맞벌이를 해야 하지 않나요?"라고 묻는다. 안나는 "오히려 한 사람이 전업주부를 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라고 말한다. 이 선택은 자본주의 조건 속에서 이뤄진 현실적인 판단이라고 한다. 아이 넷을 키우기 위해 가장 효율적인 방식이 외벌이라는 아이러니컬한 결론은 맞벌이를 해도 부족한 출산과 육아 비용을 증명한다. 동시에 돈이 없으면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없다는 사회의 반칙에서 벗어나 돈이 없어도 가능한 유쾌한 반칙(!)을 제시했다.
몽키와 안나는 아이 넷을 키우려면 돈보다 시간과 체력이 필요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반칙왕 몽키'는 이 선택이 실제 삶에서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보여준다. 이 가족에게 육아는 비용이 아니라 구조의 문제이고, 경쟁이 아니라 협력의 문제다.
정한석 영화평론가(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는 "'반칙왕 몽키'는 행복을 기록하려는 진솔한 홈무비"라고 평했다. 배주연 서강대 연구교수(트랜스내셔널인문학연구소)는 "유쾌한 반칙왕들은 사회의 표준적 육아와 돌봄의 기준에 킥을 날린다"며 작품의 서사에 주목했다.
촬영을 맡은 박홍열 다큐멘터리 감독은 홍상수 감독의 '하하하'부터 '밤의 해변에서 혼자'까지 10여 편의 작품에 참여했으며, 이창동 감독의 단편 '심장소리', 상업 영화 '원더랜드',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등 장르를 넘나드는 작업을 해왔다.
황다은 작가는 드라마 '부암동 복수자들', '나의 위험한 아내' 등을 집필했고, 공저 '돌봄과 작업 2'를 통해 여성의 돌봄과 작업이 공존하는 서사를 기록했다. 전작 '나는 마을 방과후 교사입니다' 등을 통해 소외된 존재를 호명하며, 공동체를 지탱하는 ‘보이지 않는 돌봄’의 사회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작업을 이어왔다.
영화 '반칙왕 몽키'는 전작 '나는 마을방과후 교사입니다'(2023년)에 이은 돌봄 연작이다.
저출생 시대에 사남매는 반칙이고 맞벌이도 모자랄 판에 외벌이는 반칙이다. 가부장제 남성 생계부양자 사회에서 전업주부 아빠는 반칙이다. 사교육 왕국에서 돈 안 드는 사적인 교육도 반칙이다. 다둥이 자녀 양육도 벅찬데 마을 아이들까지 돌보는 것 역시 반칙이다. 페어플레이가 사라진 반칙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10년 차 전업주부 아빠의 통쾌한 반칙 프로젝트가 펼쳐진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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