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20년 투자할 건데"…환 노출 vs 환 헤지 선택은[왓츠 유어 ET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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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 노출형, 헤지형보다 수익률 좋아
초장기 투자한다면…선택은 '환 노출'
미국 경제 성장에 베팅…통화 가치도 상승

  • 등록 2025-03-29 오전 9:00:00

    수정 2025-03-29 오전 9:00:00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강 달러 시대에는 환 노출형 ETF, 약 달러 시대에는 환 헤지형 ETF.

투자자들이 공식처럼 알고 있는 환 전략입니다. 달러 가치가 상승할 때 환차손이 발생하고 헤지 비용이 높아질 수 있어, 환 헤지형 보다는 환 노출형 ETF에 수요가 늘어납니다. 달러 가치가 하락하거나 환율 변동성이 큰 시기에는 환 헤지형 ETF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몰립니다.

(사진=게티이미지)

달러 강세 시대…환 노출형 ETF 수익률 높아

최근에는 강달러 시대가 이어짐에 따라 환 노출형 ETF의 수익률이 높은 편입니다. 달러·원 환율은 트럼프발 관세 영향으로 꿈틀하더니 이제는 1470원대를 넘보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정치적 혼란이 더해지면서 달러·원 환율이 좀처럼 꺾이지 않는 상황입니다. 이 가운데 똑같은 미국 대표 지수를 투자하더라도 환 전략을 어떻게 가져가느냐에 따라 많게는 10% 넘게 수익률 차이가 납니다.

예를 들어 달러·원 환율이 1330원이었던 시절인 6개월 전부터 현재까지 ‘KODEX 미국 S&P500’의 환 노출형은 11.21% 상승했지만, 환 헤지형인 KODEX 미국 S&P500(H)’는 -0.87%를 기록했습니다. 나스닥도 마찬가지인데요. ‘KODEX 미국 나스닥 100’도 환 노출형은 11.81%, 환 헤지형은 0.26%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같은 ETF인 줄 알았는데 환 전략에 따라 수익률이 극명하게 갈라진 셈입니다.

게다가 환 헤지형은 헤지 비용이 발생하면서 운용보수도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KODEX 미국 S&P500 환 노출형의 총보수율은 0.0062%이지만, 환 헤지형은 0.0099%입니다. 환 헤지형 ETF는 선도환, 통화스와프 등 환 헤지 전략을 사용합니다. 선도환 계약은 미리 정해진 환율로 미래의 특정 시점에 외화를 매도하거나 매수하는 계약을 말하고, 통화스와프는 일정 기간 일정금액을 서로 다른 통화로 교환하는 계약입니다. 이러한 전략이 가미되니 운용보수가 환 노출형보다는 더 많이 드는 셈이죠.

단기적인 측면에서는 달러·원 환율의 변동성이나 투자 성향에 따라 환 노출형 ETF와 환 헤지형 ETF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가령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이 나오고, 정치적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된다면, 일시적인 환율 하락이 동반될 수 있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반대로 탄핵 심판이 나오더라도, 정국 혼란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더해 트럼프 발 관세 영향으로 달러·원 환율이 극적인 추세 반전을 나타내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초장기 투자할 때는 환 노출형 ETF 선택해야…이유는

문제는 초장기 투자 계획을 세울 때 입니다. 미국 대표 지수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10년, 많게는 20년을 보고 투자하시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퇴직 연금까지 활용해 미국 대표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담는 투자자들이 많죠. 만약 초장기 투자를 한다면 환 노출형 ETF와 환 헤지형 ETF 중 어떤 상품을 선택해야 할까요?

결론만 말하자면, 환 노출형 ETF를 사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투자자들은 앞으로 미국의 경제 상황이 더 좋아질 것이고, 증시도 우상향할 것이라는 믿음에 미국 대표 지수 ETF에 장기 투자합니다. 해당 국가와 기업의 펀더멘털이 양호해지면 그 국가의 통화 가치도 덩달아 올라간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미국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미국 대표 지수 ETF를 사들이는 것이니, 당연히 환 노출형 ETF를 사야 한다는 것이 논리적으로 맞습니다. 미국 대표 지수 ETF에 장기 투자를 계획하면서 환 헤지형 ETF를 산다는 것은 모순입니다.

KODEX 미국 S&P500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 기준 2022년 12월 2일 상장한 이후 이날까지 KODEX 미국 S&P500(H)의 수익률은 35.59%입니다. 같은 기간 KODEX 미국 S&P500의 수익률은 62.13%입니다. 2배에 가까운 차이입니다.

결국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국 대표 지수 ETF에 투자할 때는 환율 변동성을 그대로 수용하는 환 노출형 ETF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물론 연준이 금리 인하 정책을 하거나, 무역 적자가 확대되면 달러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어 유연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말도 맞습니다만, 그러나 그것은 단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얘기입니다. 장기 투자자라면 이러한 변동성은 일시적일 뿐입니다. 미국 경제의 성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본다면 그 나라의 통화 가치도 함께 상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환 헤지 비용을 부담하면서까지 헤지형 상품을 선택할 필요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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