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분열시킨 대통령”…전세계 충격에 빠지게한 트럼프, 美대학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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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비아대학교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반유대 시위 이후 외부인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 사회의 분열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학생들은 이러한 출입 통제로 인해 아이디 확인을 위해 긴 줄을 형성하고, 학내 자유로운 토론 문화가 사라졌다고 지적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으로 인한 분위기는 연구와 표현의 자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하버드대와의 갈등처럼 대학과 행정부 간 충돌이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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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학가 시위 진앙지 컬럼비아대
학생·교직원 외 출입통제…시위봉쇄 안간힘

구성원들 “배움의 전당이 분열의 상징되”
“자유 토론 문화 실종…지역사회와 단절”
“표현의 자유 제한…학문연구 악영향 우려”

외국학생들 추방 걱정…익명 인터뷰만 응해

지난 24일(현지시간) 오전 뉴욕 116번가와 브로드웨이 사이에 위치한 컬럼비아대학 정문이 굳게 잠겨져 있다. 지난해 4월부터 약 1년 동안 외부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윤원섭 특파원]

지난 24일(현지시간) 오전 뉴욕 116번가와 브로드웨이 사이에 위치한 컬럼비아대학 정문이 굳게 잠겨져 있다. 지난해 4월부터 약 1년 동안 외부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윤원섭 특파원]

지난 24일(현지시간) 찾은 미국 뉴욕 116번가와 브로드웨이 사이에 위치한 컬럼비아대 정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인 이곳은 도널드 트럼프 시대 미국 사회의 분열을 상징하듯 외부와 단절된 외딴섬과 같았다.

한쪽에서는 안전요원들이 외부인의 정문 출입을 막고 있었고, 다른 한쪽에는 컬럼비아대 학생과 교직원들이 일일이 신분증을 확인하고 교내 입장을 하느라 긴 줄이 만들어졌다.

안전요원은 “시위가 한창이던 지난해 4월부터 지금까지 1년 동안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며 “혹시나 모를 시위를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컬럼비아대는 이날 오전 이메일을 통해 학내 시위가 예상되기 때문에 이날부터 다음날까지 신규 외부인 출입 등록 자체를 중지한다고 학생들에게 통지했다.

이날 어린 세 딸과 함께 컬럼비아대를 찾은 프랑스인 관광객 부부 중 A씨는 정문에서 입장이 제지되자 “아이들에게 미국 지성의 대표 랜드마크를 보여주고 싶었는데 실망했다”며 “사회와 어우러지지 않고 폐쇄된 대학은 마치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주의와 고립주의를 보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굳게 닫힌 컬럼비아대 문은 트럼프 시대에 달라진 미국의 한 단면이라고 할 수 있다. 29일(현지시간) 취임 100일을 맞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전 세계와 충돌하고 있다. 미국 내 분열은 말할 것도 없고 그동안 미국이 주도해온 국제 질서에도 지각변동을 일으키며 전 세계를 분열과 갈등으로 몰어넣고 있다.

동맹국들과 우호 관계를 기반으로 한 외교 정책을 펼치기보다 미국의 이익에 유리한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한 일방적 협상을 이어가며 각자도생 시대를 부추겼다.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사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라면서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전쟁을 펼치며 미국 주도로 추진해온 자유무역 시스템과 국제 분업 체계에 대혼란을 불러왔다. 또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하는 등 글로벌 리더십에서 후퇴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컬럼비아대를 비롯한 주요 대학과의 갈등은 미국을 상징하는 ‘자유’와 ‘개방성’의 전통과 충돌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뉴욕 116번가와 브로드웨이 사이에 위치한 컬럼비아대학 정문 앞에서 입장하려는 학생과 교직원들이 신분증 확인을 위해 줄을 서 있다. 컬럼비아대는 학생과 교직원만 출입을 허용하고 외부인은 대학의 승인을 받아야 출입할 수 있다. [윤원섭 특파원]

지난 24일(현지시간) 뉴욕 116번가와 브로드웨이 사이에 위치한 컬럼비아대학 정문 앞에서 입장하려는 학생과 교직원들이 신분증 확인을 위해 줄을 서 있다. 컬럼비아대는 학생과 교직원만 출입을 허용하고 외부인은 대학의 승인을 받아야 출입할 수 있다. [윤원섭 특파원]

이날 컬럼비아대 앞에서 만난 심리학 전공 3학년 B씨는 “트럼프 취임 100일 동안 컬럼비아대는 확실히 분열됐다”며 “트럼프로 인해 캠퍼스 내 이념과 사상의 차이에 대한 자유로운 토론 문화가 실종됐고, 출입 통제로 인해 대학과 지역사회는 단절됐다”고 지적했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는 3학년 C씨는 “학내 시위 관계자들이 범죄자 취급을 받고 있어 억울해하고 분노하고 있다”며 “비자나 영주권 신분인 학생들은 괜한 발언이나 행동으로 미국에서 추방될까 봐 상당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어서 분위기도 크게 다운됐다”고 말했다.

컬럼비아대 출입이 통제된 것은 지난해 미국 전역에서 번진 대학가 반(反)유대 시위의 진앙지라는 낙인이 찍혔기 때문이다. 컬럼비아대는 2023년 10월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하자 미국 대학 중 가장 먼저 텐트 등을 동원한 반유대 성격의 대규모 반전 시위에 나섰고, 곧이어 하버드대를 비롯한 동부 지역 대학은 물론 중부와 서부까지 미 전역으로 확산됐다.

시위의 후유증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지난해 컬럼비아대에서 반유대 시위를 주도했던 이 대학 대학원생 마흐무드 칼릴은 지난달 이민당국에 체포돼 루이지애나주 구금시설로 이송됐다. 그에 대한 추방 허용 판결도 나왔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이날 만난 학생들 역시 혹시나 불이익을 우려해 익명으로 인터뷰를 진행됐다.

공공의료 전공 4학년인 D씨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때문에 연구 논문에서 여성이나 소수민족 등 다양성과 관련된 표현을 자제하게 됐다”며 “표현의 자유가 억압되다 보니 연구도 자유롭지 않다”고 비판했다. 언론학 전공 4학년 E씨는 “사고와 사상의 집합체인 대학이 정부의 위협에 따라 제대로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컬럼비아대뿐만 아니라 미국 최고 명문 하버드대에 대해서도 지난 14일 20억달러 지원금을 동결했고, 이에 대해 하버드대는 소송으로 맞서면서 행정부와 대학 간 충돌이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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