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방식으로 추진되는 수도권 1기 신도시(경기 분당·일산·평촌·중동·산본) 재정비 사업에서 단지별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비구역 지정을 위해 단합한 단지들이 사업시행자 지정을 앞두고 각기 다른 이해관계로 대립할 가능성이 커져서다. 오는 8월부터 ‘주택단지별 구분소유자의 과반수 동의’를 받아야 사업시행자 지정이 가능해진 것도 뇌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사업성 높은 분당 양지마을도 내홍
2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인 경기 성남 분당 양지마을 통합재건축 소유주들이 신탁사 선정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다. 양지마을은 한양·금호·청구 등 총 6개 단지, 4392가구가 하나로 묶여 7000가구 규모로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2024년 11월 재건축 선도지구에 이어 올초 특별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양지마을 소유주들은 한양 등이 주축이 된 ‘주민대표단’과 ‘준비위원회’로 나뉘어 대립 중이다. 주민대표단은 통합재건축 시행을 맡긴 한국토지신탁과 업무협약 해지를 선언하고 지난 20일 신규 신탁사 선정 입찰 접수를 시작했다. 앞서 투표에서 참여자 중 75%가 이를 지지했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준비위원회 측은 주민대표단이 시행한 투표에는 약 30% 소유주가 참여해 ‘과반 참석, 과반 동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해지 사유로 든 전략환경영향평가 절차 통보 누락에 대해서도 “전제 요건인 토지이용계획과 사업 면적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반발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양지마을 재건축은 사업성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한양 소유주들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며 주도하고 있다”며 “특별구역 지정 과정에서 한국토지신탁과 여러 사안에 부딪히며 한양에 상대적으로 우호적이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산 방식과 제자리 재건축 여부 등을 놓고도 갈등이 예고됐다. 금호·한양 등 대형 소유주들이 단지별로 개발이익과 비용을 따로 정산하는 독립정산을 선호하고 있다. 통합재건축은 정산 방식에 따라 단지·주택형별 수익이 크게 달라진다. 6개 단지 4392가구 중 80%는 제자리 재건축을 지지하지만, 비역세권인 양지3·5단지 금호·한양(814가구) 소유주는 90%가량이 통합 분양을 원하고 있다.
◇ 8월 사업시행자 지정 때 갈등 우려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로 선정된 15개 구역 중 그동안 8개 구역이 특별정비구역 지정을 완료했다. 분당에서 시범우성·샛별·양지·목련마을 4곳, 평촌에서 꿈마을귀인·꿈마을민백 2곳, 산본신도시에서 자이백합·한양백두 2곳이 특별정비계획 승인을 받았다.
선도지구 중 절반가량이 정부의 계획대로 사업이 이뤄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업시행자 지정 단계를 앞두고 갈등이 본격화할 것이란 우려가 작지 않다. 사업성이 좋은 분당에서조차 통합과 관련한 불협화음이 커지는 마당에 다른 사업지도 갈등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다. 통합재건축은 대단지로 조성해 사업성을 높이고 녹지 공간 및 공용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단지별 소유 지분과 위치, 용적률 등에 따라 이해관계가 다를 수밖에 없다.
평촌신도시 선도지구인 A-17구역 등에서도 정산 방식과 사업 조건 등을 두고 일부 단지 주민이 반발했다. 속도가 더딘 일산신도시 역시 사업 진행 시 비슷한 갈등이 발생할 것이란 관측이다.
8월 4일부터 사업시행자 지정 때 ‘전체 토지 등 소유자 과반수와 토지면적 2분의 1 이상의 토지소유자 동의’ 요건이 시행되는 것도 뇌관이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생활권을 한 번에 통합하기보다 단지별 과반 동의를 먼저 확보한 뒤 단계적으로 통합 범위를 넓히는 방식이 현실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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