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성 고무로 된 껌은 물론 천연 고무 제품에서도 비슷한 양의 미세 플라스틱이 방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로스앤젤레스(UCLA)의 환경공학자 산제이 모한티(Sanjay Mohanty) 교수는 “사람들을 놀라게 하려는 의도는 아니다”라며 “과학자들은 미세 플라스틱이 인간에게 안전한지 아닌지 알지 못 한다. 하지만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플라스틱에 노출되고 있으며, 바로 이 점을 조사하고자 했다”고 연구 보도자료에서 밝혔다.
연구진은 시중에서 판매하는 합성고무 소재 껌 5개 브랜드와 천연고무 사용 껌 5개 브랜드를 실험 참가자에게 씹게 한 다음, 타액 샘플을 채취해 미세플라스틱이 방출되는 속도와 양 등을 측정했다.그 결과 껌 1g당 평균 100개의 미세플라스틱이 방출됐다. 일부 껌에서는 1g당 최대 637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연구팀은 이는 무게가 보통 2~6g인 껌 한 조각에서 최대 3000개의 미세플라스틱이 나올 수 있다는 의미라며 연간 160~180개의 껌을 씹는다면 연간 수만~수십만 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를 섭취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껌은 고무 재질의 기초제에 감미료, 향료, 방부제등을 첨가해 만든다. 천연 제품은 고무나무에서 얻는 치클이나 다른 나무의 수액과 같은 식물성 고분자 화합물(폴리머)을 사용하며, 합성 고무 제품은 석유 기반 폴리머를 사용한다.연구진은 방법의 한계로 20㎛(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미터)이상이 미세플라스틱 입자만 식별할 수 있었기 때문에 실제 미세플라스틱 수는 더 많을 수 있다고 전했다.
논문 공동 저자인 UCLA 생물공학자 리사 로우(Lisa Lowe)는 “합성 껌이 플라스틱 기반이라 훨씬 더 많은 미세플라스틱을 방출 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놀랍게도 합성 껌과 천연 껌 모두 씹을 때 비슷한 양의 미세플라스틱을 방출 했다”라고 연구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미세플라스틱의 대부분은 씹기 시작한 지 2분 이내에 침의 효소 작용이 아니라 저작활동에 의한 물리적인 작용에 의해 방출됐다. 또한 8분 이내에 98%의 미세플라스틱이 방출 됐다.
“껌을 씹고 싶지만 미세플라스틱 노출을 줄이고 싶다면, 여러 개를 바꿔 씹는 대신 한 조각을 오래 씹는 게 좋다”고 로우 연구원은 권장했다.
모한티 교수는 인간이 여러 경로를 통해 섭취하는 미세플라스틱 양을 감안할 때 껌에서 방출된 양은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작년 한 연구에 따르면 플라스틱 병에 담긴 생수 1ℓ에는 평균 24만 개의 미세플라스틱이 들어 있는 것으로 측정됐다.
미세플라스틱이 인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는 아직 불분명하다.하지만 치매 등 뇌 질환 위험 증가, 뇌졸중과 심장병 위험 증가, 청력과 균형 감각 저하, 남성 생식 발달 저하 등의 연관성을 입증한 연구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이번 논문은 아직 동료 심사 평가를 받지 않았으며,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현지시각 23일부터 27일까지 열리는 미국 화학회(American Chemical Society) 봄 학술대회에서 발표되었다.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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