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 “월드컵에서 플랜A 될 수도”
박진섭·박승욱·김주성 스리백 가동…중국전 무실점
한국은 7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챔피언십(동아시안컵) 남자부 1차전에서 이동경(김천), 주민규(대전), 김주성(서울)의 연속골로 중국에 3-0 완승을 거뒀다.
부임 후 포백을 주력 수비 전술로 활용해 온 홍명보 감독은 이날 수비수 세 명을 가동한 스리백 라인을 구축했다.
전북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는 박진섭(전북)이 스리백 수비의 중앙에 서고 왼쪽에 김주성, 오른쪽에 박승욱이 포진했다.또 좌우 윙백으로는 이태석(포항)과 김문환(대전)이 자리했다.
한 수 아래 전력인 중국을 상대로 수비 숫자를 늘린 스리백 전술을 사용한 한국은 경기 내내 주도권을 내주지 않았고,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물론 홍 감독이 스리백을 처음 사용한 건 아니다. 그는 지난달 쿠웨이트와의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최종전 막판 스리백을 잠시 가동한 바 있다.하지만 스리백을 경기 시작부터 쓴 건 중국전이 처음이었다.후방에 세 명의 수비수를 뒀지만, 박진섭이 빌드업 과정에서 적극 가담하면서 수적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아울러 측면 수비가 가능한 박승욱이 상황에 따라 전진하면서 중원에서의 수적 열세를 극복했다.
과거 스리백은 전력상 열세인 팀이 수비 숫자를 늘려 후방을 강화하는 데 목적을 뒀지만, 이제는 빌드업에서 우위를 점할 때 자주 사용한다.
최근 미국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서도 사비 알론소가 이끄는 레알 마드리드(스페인)가 스리백을 활용한 3-4-3 포메이션을 가동하고 있다.
홍명보 감독은 중국전 승리 후 “(월드컵) 3차 예선 때와 다른 건 수비적인 측면”이라며 “전통적인 수비수 3명이 스리백 역할을 했는데, 공격 루트를 만들어 간 게 굉장히 좋았다”고 말했다.이어 “오른쪽의 박승욱이 한두 번 실수했지만 바로 수정했고, 반대로 전환해 이태석이 찬스를 만드는 장면 등 준비한 패턴을 선수들이 집중력을 갖고 잘 이행했다”고 덧붙였다.
전문 풀백이 포함된 스리백과 비교해 공격적인 전개에서 어려움이 있었지만, 볼 배급과 전환 등에서 가능성을 봤다는 평가다.
홍 감독은 아울러 스리백 전술이 다가올 북중미월드컵에서 플랜A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플랜A가 될 수도 있고, 플랜B가 될 수도 있다”면서도 “앞으로 어떤 선수가 수비적, 공격적 역할로 들어갈 수 있는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지만, 계속 준비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년 뒤 선수들의 컨디션 여부에 따라 전술과 전략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음을 암시했다.
홍 감독은 “월드컵에서 누가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느냐, 날씨가 굉장히 무더운 곳에서 뛸 수 있느냐는 전술 전략보다 훨씬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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