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준 파블로항공 의장·한국항공대 혁신융합대학 사업단 특강 ‘K-드론의 미래’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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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은 현대전의 양상을 바꿀 주요 방산 기술로 떠올랐다. 이 부문에서 대한민국은 어떤 위치에 있을까? 질문의 해답과 통찰을 엿볼 자리가 마련됐다. 5월 18일, 한국항공대학교 항공·드론 혁신융합대학 사업단이 한국항공대학교 강의동에서 연 릴레이 특강이다.

이번 특강은 항공 및 방산 분야 인재 양성을 위해 IT동아와 한국항공대학교 항공·드론 혁신융합대학 사업단이 공동 기획했다. 동 사업단에는 한국항공대학교를 주관대학으로 인하대학교·경북대학교·한서대학교·연암공과대학교가 참여했다. 2년간 204억 원 규모의 공동 교육과정, 산업 현장 전문가와 대학생을 연결할 비교과 프로그램 등 각종 항공·드론 인재양성 사업을 운영한다.

한국항공대학교 항공·드론 혁신융합대학 사업단은 연사로 군집 지능형 모빌리티 기술 기업 ‘파블로항공’을 이끄는 김영준 의장을 초빙했다. 김영준 의장은 ‘드론 산업의 진화, 미래 방위산업 분야 주역으로’라는 주제로 심도 있는 강연을 진행했다. 두 차례에 걸쳐 열린 이번 특강에는 320명이 넘는 대학생이 참여, 항공·드론·방산 분야로의 진로 설정과 산업 현장 교육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한국항공대 학생들을 상대로 강연하는 김영준 파블로항공 의장 / 출처=IT동아

한국항공대 학생들을 상대로 강연하는 김영준 파블로항공 의장 / 출처=IT동아

현대전의 판도를 바꾼 드론… “비용 효율성이 핵심 무기”

김영준 의장은 1989년생의 젊은 창업가로, 2018년 창업 이후 파블로항공을 임직원 280여 명, 누적 투자 유치액 1000억 원 이상의 세계 규모 드론 플랫폼 기업으로 안착시켰다. 모빌리티 군집 조율과 비행제어 기술의 상용화에 이어, 최근 방산 제조 정밀가공 기업 볼크와의 인수합병 절차를 마치는 등 다방면에서 성장성을 인정받은 기업이다.

김영준 의장은 강연 서두에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중동 분쟁을 기점으로 무기체계로 확고히 자리 잡은 드론의 전략적 가치를 짚었다. 그는 “대당 3,000만 원 선인 이란의 샤헤드 자폭 드론을 방어하기 위해 수십억 원대 미사일을 소모해야 하는 것이 현대전의 현실”이라며 드론이 만들어내는 극단적인 비용 비대칭성을 설명했다. 최근 우크라이나가 드론 117대(총 2억 5000만 원 상당)를 운용, 러시아 항공 전력의 30% 이상이자 무려 9조 7000억 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혀 전술 효용성을 입증한 사례도 소개했다.

최근 각종 전장에서 드론은 중요한 전력으로 주목 받고 있다 / 출처=파블로항공

최근 각종 전장에서 드론은 중요한 전력으로 주목 받고 있다 / 출처=파블로항공

주목해야 할 키워드, ‘듀얼 유즈’와 ‘군집 드론’김영준 의장은 글로벌 드론 스타트업들이 방위산업에 진출하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방산과 민수를 아우르는 ‘듀얼 유즈(Dual-use)’ 모델을 제시했다. 그는 “국방 조달 분야는 예산 수립부터 계약까지의 주기가 길어, 그 공백기 동안 민수 분야에서 매출을 확보해야 기업이 생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안두릴(Anduril)이나 실드AI(Shield AI) 등 굴지의 글로벌 방산 기업들 역시 초기에 민간용 감시 기술 등으로 시작해 국방 분야로 성공적으로 진출한 사례다.

파블로항공의 듀얼 유즈 전략을 뒷받침하는 핵심 기술은 ‘군집 드론(Swarm Drone)’이다. 다수의 무인기가 상호 통신하며 유기적으로 임무를 수행하는 기술로, 파블로항공은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완전 자율비행에 가까운 ‘레벨 4’ 수준을 실증하고 있다. 사전에 설정된 경로를 맹목적으로 따르는 일반 비행과 달리, 레벨 4 수준의 군집 드론은 기체끼리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충돌을 피하고 목표를 완수한다. 파블로항공은 이미 50대 규모의 군집 드론 시험 비행을 완료했다. 캐나다 국방부와 함께 드론 편대 비행 시험을 지난해 9월, 이어 올 1월 드론 편대를 투입한 눈사태 예방 폭파 시연을 진행했다. 올해 안에 폭탄 탑재 드론의 군집 비행과 목표 지점 타격 시연도 할 예정이다.

군집데이터 확보를 위한 파블로항공의 노력을 소개하는 김영준 의장 / 출처=IT동아

군집데이터 확보를 위한 파블로항공의 노력을 소개하는 김영준 의장 / 출처=IT동아

드론 산업과 피지컬 AI(Physical AI) 결합… 공장 점검부터 항공기 정비까지

드론 기술은 물리적 하드웨어에 인공지능을 결합하는 ‘피지컬 AI’ 시대를 맞아 전 산업 분야로 도입처를 넓히고 있다. 강연에서는 대한항공 주관 및 파블로항공 참여로 공동 개발 중인 ‘항공기 외관 검사 드론’ 사례가 눈길을 끌었다. 기존에는 대형 항공기 한 대의 외관을 점검할 때 인력과 숙련도에 따라 8시간~10시간이 걸렸다. 이 작업을 파블로항공은 드론과 지상 로봇의 협업을 활용해 2~3명이 1시간 이내에 점검하도록 공정을 개선했다. 김영준 의장은 일선 정비사들이 원활한 운영을 위해 드론 자격증을 취득하고 있으며, 내년부터 실제 정비 현장에 시범 도입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그는 GS건설의 아파트 건설 현장 안전 점검, 우리나라 주요 기업의 대규모 공장 내 지상 로봇과의 검사 협업 실증, 기아 및 경찰청과 협업하는 드론 탑재 AI 순찰차 등 다양한 상용화 사례를 소개했다. 아울러 수천 대가 동원되는 드론 아트쇼 부문에서도 파블로항공의 AI 시스템 ‘네오 피카소’를 통해 기존 14일씩 걸리던 궤적 설계 작업을 단 1시간으로 단축하는 효율화를 이뤘다고 덧붙였다.

학생들의 질의에 답하는 김영준 의장 / 출처=IT동아

학생들의 질의에 답하는 김영준 의장 / 출처=IT동아

실무와 진로, 산업 비전에 대한 열띤 질의응답

강연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실무와 진로, 그리고 드론 산업의 미래 비전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이 오갔다. 인적 네트워크 형성과 개인 역량 중 무엇이 우선시되어야 하는가를 묻는 질문에 김영준 의장은 “자신을 증명할 수 있는 확고한 ‘주특기’가 없다면 실질적인 네트워킹은 이뤄지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그는 5년간 특전사 폭파 주특기로 복무했던 이색적인 경험이 훗날 끈기와 책임감을 증명하는 강력한 무기가 되었다며,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만의 강점을 만들 것을 당부했다.

대학원 진학이 우대받는 취업 시장에서 학부 졸업생의 경쟁력을 묻는 질문에는 “결국 중요한 것은 자기 주도적인 경험”이라며 “남들과 똑같은 스펙이 아닌, 자신만의 차별화된 서사가 담긴 포트폴리오로 승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초기 사업 과정에서의 위기 극복 사례도 학생들의 이목을 끌었다. 불꽃을 탑재한 드론 쇼나 드론 배송 등을 처음 시도할 당시 규제의 벽에 부딪혔으나, 제도가 마련되기를 기다리기보다 안전성을 직접 실증하며 정부 부처와 국회의 문을 끊임없이 두드려 길을 열어낸 경험담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드론 배송의 상용화 전망에 대해서는 “도심 지역은 인프라 구축에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외곽 지역은 이미 빠르게 상용화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파블로항공은 가평 캠핑장 인근에서 세븐일레븐과 협력하여 차량으로 40분 걸리는 거리를 단 2분 만에 비행해 물품을 배송하는 앱 기반 실증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친 바 있다.

김영준 의장은 향후 기업의 목표를 묻는 한국항공대학교 학생의 질문에는 “2030년까지 기업 가치 5조 원 달성과 미국 나스닥 상장을 이루겠다”는 뚜렷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항공·드론 혁신융합대학 사업단의 현장형 인재 양성… 미래 산업의 주춧돌 기대

이번 행사는 현장 최전선에서 기술 혁신을 주도하는 기업가와 대한민국의 미래 산업을 짊어질 예비 공학도들이 직접 만나 다방면으로 교감한, 산학 협력의 좋은 본보기라는 평가를 받았다.

정동원 한국항공대학교 항공·드론 혁신융합대학 사업단 총괄단장(한국항공대학교 항공전자정보공학부 교수)은 “업계의 선구자가 일군 기술 성과와 꺾이지 않는 도전 정신은 학생들이 과거와 현재를 진단하고 자신만의 진로 로드맵을 주도적으로 설계하는 데 실질적인 자양분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비교과 프로그램을 확대해 가겠다고 말했다.

김영준 의장은 “우리는 보이는 것을 그리지 않고 꿈꾸는 것을 그린다”라는 파블로 피카소의 명언이자 자사의 경영 철학을 공유하며, “안 되는 이유를 찾기보다 되는 방법을 고민하며 꾸준히 도전하는 공학도로 성장하기를 바란다”는 메시지와 함께 특강을 마무리했다.

IT동아 김영우 기자(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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