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대북송금 뇌물’ 재판 다시 받는다… 2심, 공소기각 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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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이중 기소”라며 끝냈던 사건
“외환거래법 위반과 성격 달라” 환송
이화영-李대통령 재판 영향 가능성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사진)이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해 뇌물공여 혐의로 다시 재판받게 됐다. 1심 법원이 “이중 기소”라며 끝냈던 사건을 항소심 법원이 “유죄인지 무죄인지 판단하라”며 돌려보냈기 때문이다.

10일 수원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김건우)는 김 전 회장의 뇌물공여 등 혐의 사건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을 뒤집고 수원지법 합의부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1심 재판부는 이미 재판 중인 사건을 또 기소했다며 해당 혐의를 공소 기각으로 판결한 바 있다.

김 전 회장은 2019년 경기도의 북한 스마트팜 지원 사업비 500만 달러와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대통령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를 북한에 대신 내줘 외화를 밀반출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 등)로 2023년 2월 재판에 넘겨졌다. 그런데 2024년 6월 검찰은 이 800만 달러를 북한에 준 행위를 놓고 이번엔 “뇌물을 준 것”이라며 추가 기소했다. 김 전 회장의 대북송금이 이 대통령을 위한 제3자 뇌물이라는 것이다.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는 2024년 7월 1심에서 방북 비용 200만 달러를 준 부분만 유죄로 인정돼 김 전 회장은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함께 기소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문제는 뇌물공여 혐의 재판이었다. 1심을 맡은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송병훈)는 “돈을 건넨 행위 하나를 두고 두 가지 죄로 나눠 각각 재판하는 건 같은 사건을 두 번 기소한 것과 같다”며 ‘상상적 경합’에 해당한다고 봤다. 그래서 유무죄를 판단하지 않은 채 재판을 끝냈다.

하지만 항소심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실행 행위가 일부 중첩됐다고 보더라도 두 죄의 행위 주체나 객체, 규범적 성격, 이를 처벌해 보호하고자 하는 법익은 모두 다르다”고 판단했다. 외국환거래법 위반죄는 국가의 외환 관리 질서를 지키기 위해서, 뇌물공여죄는 공무원의 직무 공정성을 지키기 위해서 처벌하는 것이기에 애초에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김 전 회장이 뇌물 공여라는 목적을 위해 달러를 지급하는 과정에서 외국환거래법을 어긴 것”이라며 “상상적 경합이 아닌 ‘실체적 경합’ 관계”라고 설명했다. 법적으로는 서로 다른 두 개의 범죄 혐의라는 뜻이다. 이번 판결은 공범으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이 대통령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이 전 부지사는 김 전 회장의 1심 공소 기각 판결을 근거로 본인의 재판도 끝내달라고 1심 재판부에 요청하고 있다. 이 대통령의 1심 재판은 대통령 취임 이후 모두 중단된 상태다.

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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