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준 해시드 대표, 'K-디지털 시민권' 제안…"K-팝 팬덤이 열쇠" [이스트포인트 서울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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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9.22 15:48 수정2025.09.22 15:48

2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개최된 글로벌 웹3 프라이빗 콘퍼런스 '이스트포인트 서울 2025'에서 김서준 해시드 대표가 '한국형 디지털 시민권을 위한 월렛'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해시드

2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개최된 글로벌 웹3 프라이빗 콘퍼런스 '이스트포인트 서울 2025'에서 김서준 해시드 대표가 '한국형 디지털 시민권을 위한 월렛'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해시드
"한국은 K-팝 팬덤과 같은 독보적 문화 자산을 바탕으로 디지털 시민권 모델을 세계로 확산시킬 수 있는 골든타임에 서 있습니다. 디지털 아이디와 월렛을 중심으로 한 인프라 위에 프라이버시 보장 기술을 결합해, 국민과 외국인 모두가 접속할 수 있는 새로운 디지털 국가 경험을 구현해야 합니다"

2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개최된 글로벌 웹3 프라이빗 콘퍼런스 '이스트포인트:서울 2025'에서 김서준 해시드 대표(사진)는 기조연설 '한국형 디지털 시민권을 위한 월렛'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 대표는 먼저 국가 개념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익숙하게 생각해온 국가는 영토와 혈연 중심으로 정의됐지만, 이제는 물리적 영토는 디지털 공간으로 확장되고, 국민 개념도 단일한 정체성에서 다중적인 디지털 아이덴티티로 발전하고 있다"라며 "국적은 소유가 아닌 프로토콜 기반으로 전환되는 과정에 있으며, 디지털 시민권은 강제가 아닌 기여를 기반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발라지 스리니바산이 제시한 '네트워크 스테이트'는 온라인에서 가치와 미션을 공유하는 공동체가 경제적 자율성과 사회계약을 확보하고, 궁극적으로 외교적 인정을 받는 과정을 뜻한다"며 "실제로 몬테네그로, 크로아티아, 시베리아 등지에서는 가상자산과 장수 산업을 결합한 미래 도시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고, 크립토 친화 도시 실험이나 온라인 시민권자 7만명을 확보한 '리버랜드' 사례가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한국이 디지털 시민권을 실험할 수 있는 독보적 기반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그는 "K-팝 팬덤은 가치를 공유하는 거대한 네트워크 커뮤니티를 이미 형성했고, 수억 명이 디지털 커뮤니티로 연결돼 있다"며 "이들의 연간 소비 규모는 수조원에 달한다. 이는 한국이 디지털 시민권 모델을 현실화하고 세계로 확산시킬 수 있는 강력한 문화적 자산"이라고 말했다.

해외 사례와 함께 외국인 장벽 해소 필요성도 언급했다. 실제로 에스토니아는 10만 여명의 전자 시민권을 통해 2만개의 회사를 설립했고, 아부다비는 행정·민원·기업 서비스 통합 플랫폼으로 외국인 친화적 환경을 구축했다. 싱가포르는 디지털 시민 플랫폼 '싱패스(SingPass)'가 있다. 김 대표는 "한국은 디지털 강국이지만 외국인에게는 여전히 높은 장벽이 있다. 결제 불편, 공공기관의 언어 문제, 외국인 거주자의 외로움과 관계 단절 등이 대표적"이라며 "이러한 문제를 풀어내고 개방·혁신·연결의 가치를 실현하는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K-디지털 시티즌십에 대한 구체적인 구상을 제시했다. 김 대표는 "K-디지털 시티즌십은 △디지털 아이디와 월렛 △스마트 모빌리티와 관광 지원 △부동산 계약의 디지털화 △문화·웰니스 연계 서비스 등 네 가지 축을 중심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디지털 시민권은 단순한 시민권이 아니라 기술 프로젝트이자 새로운 사회계약이며, 한국이 이를 주도한다면 향후 100년 동안 세계와 연결되는 운명적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술적 청사진도 제시했다. 김 대표는 "디지털 아이디를 기반으로 그 위에 스테이블코인 등 자산 레이어가 얹히고, 영지식증명(ZKP)을 활용한 프라이버시 보장 AI 에이전트와 서드파티 프로그램이 올라올 것"이라며 "블록체인이 지켜야 할 철학은 프라이버시와 심리스(Seamless) 경험이다. 민감한 데이터는 안전하게 보호하면서도 사용성은 웹2 수준으로 단순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민승 블루밍비트 기자 minriver@bloomingbit.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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