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출마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에 대해 '범보수 1위'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견제구를 날렸다. 김 전 장관은 “한 권한대행이 대선에 출마하면 상당한 문제제기가 있을 것”이라면서 “국난을 이기기 위해 권한대행직을 잘 수행하실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장관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 권한대행께선 딱 앞만 보고 가시는 정말 반듯한 공직자”라고 높이 사면서도 그의 출마 가능성엔 “정치 꿈을 꾸시는 건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라 리더십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막중한 권한대행을 맡고 계신데 이 속에서 본인이 대통령 출마하겠다고 하면 안 될 것 같다”며 “만약 출마를 위해 그만두신다고 할 경우 상당한 문제제기가 있을 수 있다”고 발언했다.
김 전 장관의 이날 발언은 범보수 대선 주자 가운데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상황에서 점차 확산하는 한덕수 차출론에 제동을 건 차원으로 풀이된다.
최근 국민의힘 내부에선 ‘한덕수 대망론’에 군불을 피우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일부 의원들이 직접 출마를 요청하며 분위기를 띄우고 있고, 권성동 원내대표도 이날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한 대행 출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경쟁력 있는 후보가 우리 당 경선에 많이 참여하는 게 컨벤션 효과도 높이고, 국민으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게 돼 나쁘지 않다”며 사실상 맞장구를 쳤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여론조사에도 처음 등장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8~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5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 권한대행의 정치 지도자 선호도는 2%로 집계됐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 같은 수치다. 김문수 전 장관이 9%로 범보수 선두다.
한편 민주당은 “한 대행 차출론은 망상”이라고 비판했다. 박찬대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정책조정회의에서 한 대행을 향해 “항간의 소문대로 대통령 꿈을 꾸고 있다면 헛된 꿈이니 얼른 꿈 깨시라”며 “우리 국민이 또다시 망상에 빠진 헌법 파괴자를 대통령으로 뽑아줄 것이라 기대한다면 거대한 착각”이라고 말했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