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호 "쓰레기 산업도 이제 데이터 싸움…AX로 승부할 것"

1 week ago 7

“인공지능(AI)으로 쓰레기 수집 및 분류 과정을 실시간 모니터링해 처리 효율을 높이겠습니다.”

폐기물 관리 스타트업 리코를 이끄는 김근호 창업자 겸 대표(사진·42)는 8일 인터뷰에서 “AI와 데이터가 폐기물 처리 산업을 바꾸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가 2020년 선보인 쓰레기 수거 플랫폼 ‘업박스(UpBox)’는 기업에서 발생하는 각종 폐기물의 배출부터 수거, 운반, 소각·재활용까지 전 과정을 디지털화한 서비스다. 현재 코엑스와 스타필드, 인스파이어엔터테인먼트 리조트 등 전국 6500여 개 사업장이 이용 중이다. 올해 5월 기준 누적 처리 물량만 59만6694t에 달한다.

◇금융·IT회사서 일하다 창업

김근호 "쓰레기 산업도 이제 데이터 싸움…AX로 승부할 것"

고등학생이던 1998년 미국으로 유학 간 김 대표는 노스웨스턴대(산업공학·경제학)를 졸업하고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등에서 옵션 트레이더로 일했다.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흔들리자 새로운 진로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국내 한 정보기술(IT) 벤처기업에서 일할 기회를 얻었고 약 6년간 재직하면서 ‘모바일 혁명’을 목도했다. 그러다 쓰레기 처리 산업에도 모바일 데이터를 결합하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고 창업을 결심했다. 2018년 설립한 리코는 ‘resource connector’의 약자로, 폐기물을 자원으로 연결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영세업체 위주인 데다 투명성이 높지 않은 국내 환경 시장은 리코에 ‘기회의 땅’이나 다름없었다. 김 대표는 “수집·운반 과정이 수기로 관리되다 보니 처리량을 부풀려 청구하는 관행이 지금도 남아 있다”며 “리코는 수거 때마다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기록하고 사진까지 남겨 고객이 처리 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 대기업 계열 공장은 리코 서비스를 도입한 뒤 폐기물 처리 비용을 약 30%나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코는 음식물 쓰레기는 물론 플라스틱, 폐지, 폐식용유 등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폐기물을 ‘업박스’라는 하나의 플랫폼에서 통합 관리하고 있다. 업박스는 사업장별 배출 환경에 맞춰 수거 체계를 설계하고, GPS가 내장된 전용 차량으로 폐기물을 운반한다. 수거한 폐기물은 전용 용기로 계량해 배출량과 무게 등 정보를 클라우드에 실시간 기록한다. 기업은 이 같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업장별 쓰레기 배출량과 처리 이력, 비용 등을 한눈에 비교·분석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 등 해외 사업도 확대

리코는 사업장 폐기물을 대상으로 하는 B2B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식 폐기물 관리 시스템과 브랜드 신뢰도를 앞세워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도 진출해 현지 대기업과 호텔, 물류센터 등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2018년 회사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글로벌 리서치기관 스태티스타가 선정한 ‘아시아·태평양 고성장 기업’에 2년 연속 이름을 올렸으며, 폐기물 관리·재활용 분야 아시아·태평양 1위에 랭크되기도 했다.

리코는 지난 1일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주관하는 ‘AI 응용제품 신속 상용화 지원사업’ 수행기관으로 선정돼 ‘사업장 폐기물 최적 수거 솔루션’ 개발에도 나섰다. 약 300개 사업장에 온디바이스 센서를 설치해 적재량과 이물질 혼입 여부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시스템이다. 쓰레기가 많이 쌓인 쓰레기장을 AI가 선별해 차량을 자동 배차함으로써 물류 효율을 개선하고, 이물질도 스스로 가려내 수집된 재활용품의 재활용률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올해 기후테크 스타트업의 공식협회인 사단법인 그린테크얼라이언스 회장직도 맡은 김 대표는 “국내 쓰레기 처리 산업도 AI 전환(AX)을 통해 한 단계 올라설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진영 기자 real0@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