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인재
카더가든 등 인디 뮤지션 발굴
CJ, 문화예술 기여도 1위 올라
NC, 청년음악가 지원사업 출범
'일신작곡상' '두산연강예술상'
소외받던 문화예술 분야 육성
독보적인 음색으로 심금을 울리는 뮤지션 카더가든(차정원)은 지난해 북미 7개 주요 도시를 순회하는 단독 투어 콘서트를 열었다. 한때 무명으로 활동했던 한국의 싱어송라이터가 이제는 해외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보컬 김민석과 피아노 정동환으로 구성된 가수 멜로망스 역시 데뷔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대표곡 '선물'을 필두로 이제는 콘서트 때마다 매진 행렬을 이어가며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아이돌 중심의 K팝 문화의 저변을 넓힌 두 아티스트의 공통점은 CJ문화재단의 인디 뮤지션 지원 프로그램인 '튠업'의 주인공이라는 점이다. 튠업은 다양한 장르의 인디 뮤지션들의 신규 음반 제작과 홍보·마케팅, 공연·연습·녹음 공간 제공, 기획 공연과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멜로망스는 2016년, 카더가든은 경연 프로그램 '더팬' 출연 이전인 2018년 각각 17기와 19기로 발탁됐다. 튠업이 신인 뮤지션의 등용문으로 여겨지면서 지난해 25기 공모에는 총 805팀이 접수해 134대1이라는 역대 최대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 세계적으로 K컬처가 주목을 받으면서 꾸준히 미래 세대 문화예술인들을 육성해온 우리 기업들의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기업문화재단들은 무명의 신인 아티스트들을 무대에 올리는가 하면, 신예 작가들이 창작한 뮤지컬과 영화 작품을 대중에 소개하고, 젊은 큐레이터들이 기획한 전시로 한국 문화예술 콘텐츠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는 평가다.
CJ문화재단은 최근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공개한 '기업문화재단의 문화예술 후원 현황' 조사 결과에서 112개 공익법인 가운데 문화예술 기여도 1위로 평가됐다. 현재까지 CJ문화재단이 지원한 뮤지션(튠업)은 79팀, 영화 시나리오 작가·감독(스토리업)은 202명, 창작 뮤지컬(스테이지업)은 73편에 달한다. 300만 관객을 울린 영화 '아이 캔 스피크', 누적 1000회 공연 기록을 세운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계셔'가 대표적이다. 2022년 '스토리업' 선정자인 임유리 감독의 작품 '메아리'는 제77회 칸 영화제의 '라 시네프' 부문에 초청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올해 새롭게 젊은 예술가 지원에 나선 곳도 있다. 청년 아티스트에게 공연 기회를 제공하는 문화예술인재 지원사업인 'STAGE(스테이지) 100'을 출범한 NC문화재단이다. 만 19세 이상 만 39세 이하 청년 아티스트를 대상으로 하고, 매월 공연 주제와 장르를 달리해 아티스트와 관객에게 폭넓은 무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STAGE 100 선정자는 음향·조명 시설과 공연료, 홍보·마케팅 등을 지원받고 서울 종로구 NC문화재단 지하 1층에 위치한 공연홀에서 최대 100명의 관객 앞에서 1시간 동안 자신만의 무대를 선보이게 된다.
올해 상반기 진행된 첫 STAGE 100 공모에는 총 159팀(541명)이 몰렸고, 이 가운데 담예, 달음, 나린, 지프크락, JS PARK, 리치맨과 그루브나이스 등 6팀이 선정됐다. 지난 4월 첫 번째 공연 테마인 '새로운 시작'을 주제로 인디 싱어송라이터 담예, 가야금 거문고 듀오 달음이 성황리에 공연을 마쳤다. 5월과 6월에는 각각 '나의 이야기'와 '경계를 허물다'를 주제로 총 4팀의 아티스트가 관객을 맞을 예정이다. NC문화재단 관계자는 "하반기 추가 공모를 거쳐 공연은 연말까지 7·8월을 제외하고 매달 격주로 진행되며, 총 14팀의 아티스트가 7개 주제로 다양한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업들은 시상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을 조명하고 있다. 일신문화재단은 2011년부터 매년 유망한 한국의 작곡가 1~2명을 선정해 '일신작곡상'을 수여하고 있다. 일신문화재단이 기획하는 공연 시리즈인 '일신프리즘콘서트'에서 신작을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상금 1000만원이 수여된다. 지난해까지 총 18명이 일신작곡상을 받았다. 첫해 수상자인 홍성지는 수상 이후 미국 노스텍사스대 교수로 임용됐고, 최근에는 2021년 수상자인 김규림이 UCLA 정년보장 교수로 승진하는 등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두산연강재단은 2010년부터 두산아트센터(DAC)에서 만 40세 이하 공연·시각예술 분야 예술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두산연강예술상'을 운영하고 있다. 공연예술 부문의 경우 상금 3000만원과 1억원 상당의 공연 제작비 등을 지원한다. 지난해까지 총 15명의 젊은 작가가 수상했고, 이 가운데 12편(연극 10편, 뮤지컬 1편, 판소리 1편)이 실제 공연으로 제작돼 관객과 만났다. 2021년 수상자인 설유진 작가의 연극 '이런 밤, 들 가운데서'(2023)는 그 작품성을 대중적으로 인정받아 이영만 연극상의 '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해까지 총 29명의 수상자를 배출한 시각예술 부문은 상금 3000만원과 전시 지원, 3개월간의 두산갤러리 해외 레지던시 입주 지원 등 혜택을 제공한다. 2016년 시각예술 부문 두산연강예술상을 수상한 김희천 작가는 2019년 카이로 비엔날레 비엔날레상을 수상한 데 이어 2023년에는 영국 런던의 헤이워드갤러리 프로젝트스페이스에서 개인전을 열며 화제를 모았다.
이외에도 두산아트센터의 모든 후원 프로그램은 미래 세대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젊은 아티스트 후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만 40세 이하 예술가들을 대상으로 1000만원의 작품 개발비와 연습실, 무대기술과 전문가 멘토링, 홍보·마케팅과 티켓 수익 전액을 일체 지원하는 '두산 아트랩' 공연 부문은 2010년부터 현재까지 총 114편을 후원해 누적 339회 공연에 총 2만7439명의 관객이 찾았다. 일례로 2021년 수상자인 신진호의 연극 '카르타고'(2024)는 대학로 극장가에서 호평이 이어지면서 이달 1일 개막해 다음달 30일까지 열리는 '제46회 서울연극제' 공식 선정작으로 초청됐다.
공동기획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매일경제신문사
[송경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