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시대에 가장 늦게 대체될 직종으로 ‘블루칼라’를 꼽습니다. 제조업 취업 길은 아직 훤히 열려 있는 셈입니다.”
11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6 대한민국 직업계고·고졸인재 채용엑스포’에서 전운섭 충남반도체마이스터고등학교 부장교사는 이같이 말했다. 최근 ‘삼전닉스’(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고졸 생산직 직원이 수억원대 성과급을 받으며 이른바 ‘킹산직’ 인기가 치솟고 있다. 생산직이 귀해지자 기업들이 먼저 직업계고에 관련 인력이 없는지 문의하고 있다는 게 교사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최정진 인천반도체고 진로부장교사는 “현업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학생을 보내달라고 학교에 문의하는 기업이 늘었다”고 했다.
이 학교는 삼전닉스발(發) 반도체 훈풍으로 ‘입결’(입시 결과)이 크게 좋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도 늘고 있다. 작년에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 중 35%만이 취업을 희망했지만 올해는 45%가 대학 진학 대신 취업을 선택했다. 최 교사는 “삼전닉스 영향으로 학생들이 들썩거리고 있다”며 “최근 DB하이텍 등 반도체 관련 기업 채용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1차 협력사인 엑스티는 추가 인력을 뽑고 있다. 반도체 설비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엑스티는 이번 행사에 처음으로 참여했다. 엑스티는 10·11일 이틀간 120여 명의 고졸인재를 상담해 100여 명의 정보를 인력 데이터베이스(DB)에 확보했다. 최승국 엑스티 제조총괄팀장은 “반도체 장비가 멈추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유지보수 기술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부품 교체, 클리닝, 오버홀 등의 작업은 좁은 공간에서 섬세한 작업이 이뤄져야 하는 만큼 휴머노이드 로봇이 나온다고 해도 인간의 손길을 이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학생들은 생산·정비직 등 블루칼라 직종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반도체 설계·설비를 배우는 이유민 양(영락의료과학고 3학년)은 “생산직 직원이 없다면 삼전닉스 열풍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임민규 기자 jessim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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