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고려아연의 美 제련소 투자, 국가경쟁력에도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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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고려아연의 美 제련소 투자, 국가경쟁력에도 기회

고려아연이 미국 정부와 손잡고 10조원 규모의 테네시주 통합 제련소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글로벌 경영 관점에서 이번 사안은 고려아연과 미국 그리고 대한민국 모두에 실질적 이익을 가져다주는 전형적인 윈-윈-윈 구조의 전략적 투자다. 또한 대한민국의 국가 경쟁력을 한 단계 도약시킬 기회다.

대한민국 제련산업에 이번 프로젝트는 경제적 매력이 상당하다. 한국 회사는 투자비의 10% 미만만 부담하면서 연간 1조3000억원가량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창출할 사업의 경영권을 100% 소유하는 구조다. 미국 정부가 지원하는 정책금융은 15년 장기 상환이며, 제련소가 안정적으로 이익을 창출할 때까지는 상환 압력이 없다. 여기에 미국 상무부가 지급하는 보조금 2억1000만달러까지 고려하면 실질적 혜택은 더 크다. 또한 세계 최대 수요처인 미국 중심부에 생산거점을 확보해 지정학적 위험을 분산할 수 있다. 동시에 미국 정부의 핵심 파트너로서 방위산업을 포함한 주요 거래처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미국 입장에서 이번 투자는 국가 경제안보의 핵심 과제를 해결하는 사안으로, 한·미 간 전략적 파트너십을 더 공고히 할 기회다. 미국은 인듐, 갈륨 등 일부 핵심 광물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제련산업의 구조적 쇠퇴로 공급망이 취약하다. 고려아연은 아연, 연, 구리 등 기초금속부터 11종 핵심 광물을 통합 생산할 수 있는 세계 유일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미 상무장관이 “미국의 핵심 광물 판도를 바꾸는 획기적인 딜”이라고 평가한 것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대한민국의 국익 관점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한·미 관계를 기존 방산 중심 안보 동맹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 구축을 기반으로 한 경제안보 동맹으로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한국 기업이 미국의 핵심 광물 공급망에서 대체 불가능한 파트너로 자리매김함으로써 향후 외부 충격에도 공동 대응할 구조적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기업, 현대자동차와 LG에너지솔루션 등 배터리기업을 포함한 한국 첨단산업 전반의 원료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는 국가적 중대 사안이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은 세계 경제의 구조적 변화다. 미·중 간 지정학적 갈등과 미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이 만들어낸 황금 같은 타이밍이다. 이런 기회를 놓친다면 단기적으로는 미국 시장을 경쟁국에 내줄 수밖에 없고, 장기적으로는 한국이 핵심 광물 글로벌 공급망에서 소외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100년을 내다보는 전략적 관점에서 판단해야 하는 국가적 중대 사안이다. 이런 투자가 지속돼 한국이 글로벌 핵심 광물 공급망의 중심 국가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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