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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무구조도 확대 시행을 앞두고 금융권 안팎에서 내부통제 책임 강화에 따른 업무 부담 증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사진=챗GPT) |
[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다음 달부터 카드사와 저축은행, 중소형 보험사·금융투자회사까지 책무구조도 적용 대상이 확대되는 가운데 금융권 안팎에서는 실효성 논란 및 부담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내부통제 강화라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이미 제도를 먼저 도입한 은행권에서도 금융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실효성은 검증되지도 않았는데 업무만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7월부터 자산 5조원 이상 여신전문금융회사와 자산 7000억원 이상 저축은행, 자산 5조원 미만 보험사 및 금융투자회사까지 책무구조도가 적용된다. 책무구조도는 임원별 내부통제 책임과 관리 범위를 사전에 문서화해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제도로, 금융당국은 이를 통해 금융사고를 예방하겠다는 취지로 제도를 도입했다.
적용을 앞둔 금융사들은 임원별 책임 범위를 다시 정리하고 책무기술서 작성과 전산 시스템 구축, 임직원 교육 등을 진행하며 막바지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은행권은 지난해부터, 대형 보험사와 증권사는 올해부터 책무구조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금융사고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어서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사고 규모는 4318억 9700만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오히려 늘어났다. 올 들어서도 금융사고가 2~3일에 한 번꼴로 발생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책무구조도가 도입됐다고 해서 금융사고가 갑자기 사라질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결국 사람과 조직의 문제인데 제도가 만능열쇠처럼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는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시스템 구축보다 시행 이후가 더 걱정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예산이나 인력 문제보다 더 어려운 것은 기존 내부통제 체계와 책무구조도를 어떻게 맞물리게 할 것인지”라며 “보고 체계와 점검 항목을 새로 정비해야 하는 데다 시행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해 업무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일부에선 자칫 내부통제가 사고 예방보다 보고와 기록 중심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임원별 점검 항목이 수십 개에서 많게는 수백 개에 달하면서 실제 위험관리보다는 책임 소재를 남기기 위한 문서 작업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금융회사 임원은 “사고를 막기 위한 제도라기보다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누가 책임질 것인가’를 가리는 장치처럼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며 “책임을 피하기 위한 확인 절차가 늘어나면 신사업 추진이나 상품 개발 과정도 이전보다 보수적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이에 대해 제도가 정착되면 책임과 권한이 명확해지면서 오히려 내부통제 수준이 높아지고 의사결정 과정도 투명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당국 관계자는 “책무구조도가 금융사고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책임의 사각지대를 줄이고 내부통제를 경영진의 핵심 과제로 끌어올린 점은 의미가 있다”며 “다만 제도가 서류 작업에만 머물지 않도록 지속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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