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4000달러를 돌파했다. 미국 연방정부의 일시적 업무정지(셧다운)와 프랑스 정치 위기 여파로 안전 자산을 선호하는 심리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현지시각으로 8일 AF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금 현물 가격은 장중 한때 사상 최고치인 트로이온스당 4000.96달러를 기록했다. 12월 인도분 미국 금 선물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4020달러로 0.4% 상승하며 처음으로 4000달러대에 진입했다.
금값 상승은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비롯해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안전 자산인 금으로 투자자들의 수요가 쏠렸다는 것이다.
이달 1일 시작한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이 장기화하고 있고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도 점쳐지는 상황이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국채 등 다른 전통적인 안전자산이 매력을 잃었기 때문에 금값이 더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극심한 재정적자를 겪고 있는 프랑스에서 정치적 불안이 해소되지 않는 것도 '안정적 피난처'인 금에 대한 수요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경우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9월에 금 매입을 이어가며 11개월 연속 순매수세를 기록했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금에 대한 신중한 접근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이달 6일 금에 대한 상승 동력이 떨어지면 조정 또는 하락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위스 기반 글로벌 금융기업인 UBS의 지오바니 스타우노보 애널리스트도 AP에 포트폴리오(투자 목록) 쏠림을 경계하며 "금 변동성이 10∼15%에 달한다는 점을 투자자들은 인지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