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과일-유제품값 5년새 30%대 껑충… 무서운 밥상 물가에 정부 “담합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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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4000달러 첫 돌파]
떡-라면 등 식사대용품 25% 올라
고춧가루-육류-어류도 20% 넘게↑
공정위, 설탕-돼지고기 등 담합 조사

서울시내 대형마트. 2025.9.15 뉴스1

서울시내 대형마트. 2025.9.15 뉴스1
먹거리 물가가 최근 5년간 20% 넘게 급등하며 서민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소비가 많은 편인 과일과 빵 가격 상승률은 40%에 육박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먹거리 물가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자 공정거래위원회는 식품업계의 담합에 강경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8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달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가격은 2020년 9월 대비 22.9%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16.2%)을 6.7%포인트 웃돌았다.

이 가운데 식사용으로 소비되는 빵 및 곡물 가격이 28.0% 뛰었다. 특히 빵 가격이 38.5% 오르며 물가를 끌어올렸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세계적인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의 밀 수출이 차질을 빚은 뒤 밀가루 값이 오르고 각종 에너지 및 물류 비용도 상승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밀을 원료로 하는 케이크 값도 같은 기간 31.7% 올랐다. 국수(44.0%), 떡(25.8%), 라면(25.3%) 등도 상승세가 높았다.

일상 소비가 많은 편인 과일(35.2%)과 우유·치즈 및 달걀(30.7%)도 5년 전에 비해 가격이 30% 넘게 치솟았다. 과자·빙과류 및 당류는 27.8% 올랐다. 커피와 주스도 각각 43.1%, 35.0% 올랐다.

고춧가루, 간장 등 기타 식료품(21.4%), 육류(21.1%), 어류 및 수산(20.0%)은 먹거리 물가 평균 상승률을 밑돌았지만 상승 폭이 20%대였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원자재 공급이 차질을 빚으며 가격이 급등한 여파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는 하락)으로 수입 물가가 오른 점도 한몫했다. 이상기후로 작황까지 나빠져 공급이 줄며 식료품 물가 상승세가 촉진됐다.

고물가에 따른 소비자 부담이 커지자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국무회의에서 식품업계의 담합과 독점을 그 원인으로 지목하며 강력한 대응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 정책이 시장을 이길 수도 없지만 시장도 정부 정책을 이길 수 없다”며 “고삐를 놔주면 담합, 독점하고 횡포를 부리고 폭리를 취한다”고 강조했다. 공정위는 이달 중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의 설탕 담합 혐의에 대해 제재 절차(심사보고서 발송)에 착수한다. 돼지고기 가격 담합 혐의를 받는 목우촌, 도드람, CJ피드앤케어 등 6개 육가공업체에 대한 조사도 마무리 중이다.

공정위는 빵값 인상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달걀 가격 담합 혐의 조사를 신속히 마무리할 방침이다. 국내외 가격 차이가 큰 밀가루 가격은 집중 검토해 혐의가 확인되면 엄정하게 조치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국무회의에서 언급한 ‘가격 조정 명령’이나 ‘기업 분할’이 시행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가격 조정 명령은 가격이 부당하게 결정될 위험이 있을 때 정부가 기업에 강제로 가격을 내리게 하는 제도다. 기업 분할은 독점 기업을 강제로 분할하는 방식으로, 시행하려면 법이 개정돼야 한다.

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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