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필수 ‘탄소중립 인증’ 쉬워져… 韓 기업 목표 달성 문턱 낮아졌다”

11 hours ago 1

데이비드 케네디 SBTi CEO 인터뷰
제품 납품 등 상업적 활동에 필요
산업-기업별로 목표 설정 가능해져
재생에너지 확대 더해져야 수월

10일 서울 종로구 세계자연기금(WWF) 한국본부에서 ‘과학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의 데이비드 케네디 최고경영자(CEO)가 본보와 인터뷰를 갖고 글로벌 기업의 탄소중립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10일 서울 종로구 세계자연기금(WWF) 한국본부에서 ‘과학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의 데이비드 케네디 최고경영자(CEO)가 본보와 인터뷰를 갖고 글로벌 기업의 탄소중립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한국 기업이 미국 월마트나 나이키에 납품을 하려면 ‘과학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Science Based Targets initiative)’ 목표치가 있어야 합니다. 현대자동차, 기아도 영국에서 전기차 보조금을 받으려면 SBTi를 활용해야 하죠.”

데이비드 케네디 SBTi 최고경영자(CEO·57)는 10일 서울 종로구 세계자연기금(WWF) 한국본부에서 본보 기자를 만나 이같이 말했다. SBTi는 WWF와 유엔글로벌콤팩트(UNGC) 등이 파리 기후변화협약을 이행하기 위해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 설정을 돕고 검증하는 기관이다. 기업이 내부적으로 수립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이행 수단을 SBTi에서 검증받으면 일종의 인증서로 활용할 수 있다. 케네디 CEO는 “SBTi의 프레임워크(합의 틀)는 기업이 상업적 활동을 할 때 쓸 수 있는 여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공개된 SBTi의 ‘기업 넷제로(탄소중립) 표준 2.0’을 기업들에 설명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포스코, 아모레퍼시픽 등 국내 주요 기업 경영진과 간담회를 열고 탄소중립을 둘러싼 국내 기업의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그는 “현재 한국에서는 약 100개의 기업과 금융기관이 SBTi에 참여하고 있다”며 “일부는 이전 기준인 ‘기업 넷제로 표준 1.0’도 적용하기 어려운 목표라면서 어려움을 표했다”고 전했다.

2021년 10월 발표된 ‘기업 넷제로 표준 1.0’은 탄소중립 달성 때까지 기업들이 매년 같은 양을 줄여야 하는 일종의 일직선 목표를 제시했다. 이 때문에 기업 사이에선 ‘초반보다 후반에 감축을 더 많이 할 수 있는 이행 방법은 없느냐’란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케네디 CEO는 “표준 2.0에서는 산업별, 기업별로 목표를 더욱 다양하게 설정할 수 있다”며 “그동안 어려움을 겪었던 한국 기업도 목표 달성을 좀더 쉽게 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이어 “한국 기업인을 만나 보니 탄소중립과 검증을 필수로 생각하고 있었다”며 “하지만 한국에선 무탄소에너지 비중이 높지 않아 달성이 쉽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케네디 CEO는 모범 사례 기업으로 펩시와 하이네켄, 맥도널드를 꼽았다. 그는 “맥도널드는 지속가능성 보고서에서 목표를 달성한 부분뿐만 아니라 달성하지 못한 부분도 투명하게 공개하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이유까지 설명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한국에서도 기업들의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공시 제도가 확대되고 있다”며 “재생에너지와 원자력 등 저탄소 전원의 비중을 확대하는 움직임이 더해진다면 탄소 감축을 더욱 검증된 방식으로 이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