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사장 매경이코노미스트클럽 강연
테크기업 핵심은 상품기획
설비투자 없이도 폭발적 성장
신기술엔 당연히 버블 발생해
AI 초기수혜는 칩·전력인프라
반도체 생태계 분산투자해야
"미래에 성장하는 '테크기업'으로 방향을 설정하고 최소한 10년 이상 지속하는 투자를 해야 합니다."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사장(사진)은 지난 24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매경 이코노미스트클럽' 연사로 나서 '방향'과 '시간' 두 단어로 자신의 투자철학을 압축했다. 배 사장은 2002년 국내에 상장지수펀드(ETF)를 처음 도입한 인물로, '한국 ETF의 아버지'로 불린다.
배 사장은 변동성에 흔들리는 개인투자자들에게 "감정을 이기려 하기보다는 이길 수 있는 방향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투자 실패의 원인을 '정보 부족'이 아니라 '감정'에서 찾았다.
배 사장은 "은행 금리는 매일 쌓이지만 주가는 오르내린다. 이 변동성을 견디지 못해 중간에 포기하는 것이 문제"라며 "방향 설정이 제대로 돼 있다면 일시적으로 손실이 나더라도 인내를 갖고 기다리면 된다"고 했다.
배 사장은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테크기업의 정의를 기술기업이 아니라고 봤다. 그는 기업을 '상품 기획'과 '제조'로 분류했다. 공장을 짓고 원재료를 구매해 물건을 만들어 파는 구조는 제조업이고, 스스로 새로운 개념을 기획해 생태계를 만들어 시간을 절약해주는 업체가 진정한 테크기업이라는 설명이다. 애플·구글·아마존 등을 그 예로 들었다.
그는 "제조업은 설비투자와 원가 구조상 수익이 산술급수(일차함수)처럼 늘어나지만, 테크기업은 아이디어와 PC, 전기만 있으면 확장이 가능해 수익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며 "자산 가치를 폭발적으로 키우려면 테크기업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최근 제기되는 인공지능(AI) 버블론에 대해 배 사장은 "버블을 피하려 하지 말라"고 말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주요 기술이 도입될 때는 반드시 버블이 생겼다"며 "버블이 오지 않는다는 것은 세상을 바꿀 만큼 큰 기술이 아니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다만 개별 종목에 올인하는 방식으로는 장기 투자가 어려운 만큼 ETF 등을 적극 활용할 것을 조언했다. 그는 엔비디아 사례를 들며 "지난 10년간 240배가량 주가가 상승했지만 50~60%씩 하락한 적도 여러 번 있었다"며 "이 과정을 개인이 버티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배 사장은 그러면서 "최소 10개 이상 종목을 담은 ETF라면 한 종목이 흔들려도 포트폴리오 전체는 버틸 수 있다"며 '감정을 극복하는 구조'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AI 시대 초기 수혜 산업으로는 '인프라'를 꼽았다. 그는 19세기 골드러시를 예로 들며 "금을 캔 광부보다 곡괭이와 청바지를 판 기업이 먼저 돈을 벌었다"고 설명했다. AI 시대의 곡괭이는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전력 인프라라는 것이다.
특히 반도체에 대해서는 구조적 수요와 '글로벌 분업 체계'를 강조했다. 배 사장은 "철도는 한번 깔면 100년 동안 활용할 수 있지만 반도체는 기술 발전이 없더라도 3년이면 교체해야 하는 소모성 인프라"라며 "지속적으로 교체 수요가 발생하는 시장"이라고 짚었다.
그는 반도체 산업을 메모리·설계·파운드리·장비의 4개 축으로 분류하며, 특정 국가가 독점할 수 없는 글로벌 분산 체제라는 점에도 주목했다. 배 사장은 "설계는 미국, 파운드리는 대만, 장비는 네덜란드와 일본, 메모리는 한국이 잡고 있는 국제적 분업 구조"라며 "중국이 반도체 굴기에 성공하기 어려운 것도 이 정교한 분업 생태계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한국이 강점을 가진 메모리 반도체에 집중 투자하는 것은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 사장은 "메모리는 수요와 공급 사이클에 따라 수익 변동성이 크다"며 "삼성전자조차 이번 AI 수요 폭발을 정확히 예측하지 못했을 만큼 제조업의 숙명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국이 강점을 가진 메모리 반도체에 집중하기보다는 설계(엔비디아), 파운드리(TSMC), 장비(ASML) 등 글로벌 독점 기업까지 아우르는 분산 투자를 권했다. 기술 성장에 대한 가장 손쉬운 투자 방법으로 나스닥100 지수를 지목했다. 그는 "나스닥100에 투자하는 것은 기술 문명의 성장에 지분을 갖는 것과 같다"며 "나스닥100에 투자하면 연평균 15%의 수익률은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희 기자 / 사진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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