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칼럼 | 기업이 ‘망 중립성’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

1 week ago 6

망 중립성(net neutrality)은 정치만큼이나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끄는 주제다. 이 문제가 정치적 이슈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감정적 반응은 거의 소비자 수준에서 나타난다. CIO와 네트워크 운영 전문가 사이에서 망 중립을 중요하다고 여기는 비율은 5% 미만이다. 전문가들이 맞는 걸까? 필자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 Getty Images Bank

1990년대부터 인터넷은 모든 수준에서 네트워킹에 큰 변화를 일으켰다. 사용자에게 광범위한 IP 서비스를 제공함에 따라 네트워크 사업자는 IP 인프라를 사용해 기업에 IP VPN 서비스를 제공했고, 이는 점차 오래된 시분할 다중화 디지털 트렁크 회선을 대체했다. 오늘날 대부분 기업이 인터넷을 통해 제공되는 데이터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은 인터넷 정책이 이미 기업 서비스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으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영향을 미칠 것임을 보여준다. 실제로 여러 가지 영향이 있다.

가장 분명한 영향은 망 중립성 OTT(Over-the-Top) 서비스 경쟁을 촉진했다는 점이다. “합법적인 콘텐츠에 대한 차별 금지”는 인터넷이나 인터넷 접속에 관한 규정 중 가장 일반적인 요소다. 이는 OTT 거대 기업들이 인터넷 제공업체와 유리한 계약을 맺고 신생 업체를 불리하게 만드는 것을 방지한다. 하지만 이 규정은 점차 미묘한 반경쟁적 행위를 방지하는 방향으로도 확대됐다. 많은 기업이 망 중립성 정책이 만들어낸 개방형 인터넷의 혜택을 누리고 있지만, 동시에 이 규정의 확대되면서 제약을 받기도 했다. 

가장 미묘한 영향은 인터넷의 “청구 및 유지(bill and keep)” 모델에서 비롯된다. 인터넷 이전에는 서비스에 참여한 여러 사업자가 사용자의 지불 금액을 “정산(settlement)”하는 과정을 통해 나누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인터넷 방식은 특정 서비스에 대한 정산을 없애버렸고 서비스 제공업체 간에 QoS(Quality of Service)를 제어하기 어려워졌다. 소비자가 요금을 지불하는 유일한 사업자가 사용 중인 ISP이기 때문이다. 정산의 부재는 종종 큰 장벽으로 지적된다. 일부 국가에서는 망 중립성 정책의 발전 과정에서 청구 및 유지 모델을 명시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QoS에는 더욱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트래픽에 대한 “유료 우선 처리(paid prioritization)”, 즉 사용자가 특별한 처리에 대해 비용을 지불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거의 모든 국가의 망 중립성 규칙에 따라 금지된다. 이 규칙만으로도 많은 국가에서 네트워크 사업자가 프리미엄 서비스를 판매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졌다. 여기에 정산 부재와 결합하면 인터넷에서 종단 간 QoS를 제공할 수 없는 이유가 명확해진다.

네트워크 사업자에 이런 두 가지 중립성 관련 규칙은 매출과 수익을 유지할 수 있는 중요한 경로를 차단한 것이다. QoS 보장은 사업자가 요금을 부과할 수 있는 잠재적인 프리미엄 기능이다. 실제로 QoS 보장은 많은 인터넷 사용자가 가치 있다고 인식하는 유일한 기능일 수 있다. 망 중립성 규정으로 인해 프리미엄 처리가 제한된 국가에서는 사용자 경험(UX)에 영향을 미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이 기능을 판매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사업자들은 말한다. 이로 인해 사용자에게 가치가 떨어지는 존재가 되고 만다.

그렇다면, 왜 기업이 이런 문제에 신경을 써야 할까?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인터넷 QoS 부재는 원격 사이트 및 재택 근무 사이트에 대한 접속 기술로서 저렴한 소비자용 인터넷 인프라의 유용성을 떨어뜨린다. 원격 사이트 접속에 대해 언급한 447곳 기업 중 422곳은 인터넷의 프리미엄 처리 옵션 부재를 더 비싼 옵션(예 : 이더넷)을 유지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로 꼽았다.
  2. 일부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업무, 특히 IoT 또는 실시간 애플리케이션과 관련된 업무에는 패킷 손실과 지연 시간이 적은 프리미엄 처리의 이점을 누리거나, 프리미엄 처리를 필요로 한다. 이런 기능이 없다면 로컬 컴퓨팅 자원(보통은 더 비싸게 유지되는)을 사용해야 한다. 
  3. 소비자 인터넷 접속 서비스의 수익성을 높일 방법이 없으면 사업자 전반에 대한 수익 압박이 가중된다. 사업자가 보조금 외에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비즈니스 서비스 가격 인상이다. 기업은 이미 용량에 대해 “10배 이상”의 비용을 지불하고 있으며, 가격 인상은 기존 애플리케이션의 비즈니스 사례와 ROI에 위협이 된다.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시작하는 것도 더 어려워진다.
  4. 한 대형 다국적 기업의 말을 빌리자면, 망 중립성 정책은 거의 모든 시장에서 “정치적 바람”에 좌우된다. 이런 바람은 각 규제 관할권마다 다른 방향으로 분다. 그 결과, 네트워크 기획자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모든 곳에서 가장 제한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정책으로 몸을 움츠리게 된다. 한 기업은 “네트워크 장비의 자본 주기는 5년이다. 몇 년마다 바뀌는 정책 변화에 쉽게 적응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5. 재정적 압박은 네트워크 사업자 영역에서 급진적인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여기에는 M&A, 서비스 및 서비스 가격 변경, 심지어 지원 정책 및 서비스 범위의 변화도 포함된다. 이 모든 것이 기업에 위험을 초래하며, 시장 점유율이 큰 기업은 계획을 즉각적으로 조정할 수 없는 많은 변화를 마주할 가능성이 높다. 규모가 크고 분산된 시장에 있는 한 기업은 2024년 현재까지 이미 3곳의 대체 접속 제공업체와 계약을 맺었다. 

기업이 이 다섯 가지 요소, 그리고 정책 변화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추가 요소에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지는 그 자체로 문제다. 12곳 이상의 관할권에서 규제 정책을 추적하는 것은 기업이 맡기에는 너무 어려운 일이다. “만족할 만한” 서드파티 회사를 찾아 합리적인 가격으로 이 작업을 수행한 기업은 43곳에 그쳤다. 72곳 기업은 각 사업자의 규제 담당 그룹과 접촉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규제 참여에 대한 확고한 이해를 가지고 있으며, 규제와 관련된 활동적 관계를 유지하는 명확한 임무가 있다.

72곳 기업 중 거의 모든 기업은 소규모(1~3명) “감시팀”을 사업자의 규제 담당팀과 연계해 트렌드를 분석하고 이를 기획자와 주요 관리자/경영진에게 전달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지금까지 이 방법이 그들의 계획 요구를 충족시킨다고 말했는데, 서드파티 업체를 이용하는 절반만이 이와 비슷한 혜택을 본다고 답한 것과 대조적인 결과다. 

또한 이들 기업은 각 규제 관할권 내 영업팀이 망 중립성에 관한 현지 뉴스를 파악하고, 기업의 규제 감시 담당자에게 피드백할 것을 제안했다. 이런 뉴스 항목은 기업 내 전파를 위해 발전 상황을 조사하고 요약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 규제 담당자가 중립성 관련 현지 뉴스를 제공하는 유일한 자원이 될 수 있지만, 규제를 받는 기업의 경우 통신 정책은 담당자가 다를 수 있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특정 중립성 정책을 위한 로비 활동이 도움이 될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하지만, 네트워크 사업자의 규제 담당자를 통해 우려 사항을 전달하면 해당 사업자가 자체 정책을 수립/전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비즈니스 서비스 사용자에게도 도움이 된다.

인터넷 정책은 기업과 잠재 고객, 고객, 공급업체, 파트너, 심지어 자사 직원과의 관계에 점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또한 비즈니스 데이터 서비스의 선택, 각 서비스의 가격과 기능에도 영향을 미친다. 망 중립성 정책은 인터넷과 데이터 서비스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규제 요소이므로, 비록 정치적 문제로 혼란스럽고 답답할 수 있지만 그 방향이 네트워크에 미칠 영향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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