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르센상 수상 이수지 작가
부산국제아동도서전 참석해
12월 1일까지 벡스코서 열려
"그림책에 글과 색깔을 지운 이유는 독자에게 깨닫는 순간을 선물하기 위해서다."
국내 최초로 열린 '2024 부산국제아동도서전'에서 만난 이수지 작가는 그림만으로 세계를 감동시켰다. 2022년 한국 작가 최초 '아동문학계의 노벨문학상'으로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 일러스트레이터 부문을 수상했다.
그는 "필요한 글을 뺀 것이 아니라 이미지만으로도 이야기가 된다"며 "글 없는 그림책을 읽을 때 깨닫는 멈춤이 있는데, 독자를 가장 창의적으로 만드는 순간이자 작가로서 가장 보람된 순간"이라고 말했다.
이 작가의 대표작 중 하나인 '파도야 놀자' 역시 글이 없고 그림만 있다. 바다의 파란색이 점점 아이에게 스며드는 과정을 그렸다. 이 책은 미국과 브라질, 스페인, 이탈리아, 일본 등 14개국에 출간돼 인기를 끌었다. 글이 없어 제목만 번역한 채로 출간됐다.
이 작가는 몇 가지 색만 제한적으로 써왔다. '파도야 놀자'에 하늘색과 검은색, '그림자놀이'에 노란색과 검은색 두 가지 색만 쓰였다. '물이 되는 꿈'에 하늘색 1가지 색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검은색 한 가지 색만 쓰였다. 그 이유에 대해 "색을 적극적으로 이야기의 한 요소로 활용하고 싶었다"며 "색이 너무 많으면 의미가 없어지는데, 한두 가지 색이 반복된다면 의미가 살아난다"고 말했다.
물론 이 작가도 다양한 색을 활용하기도 한다. 색종이 고유의 색깔을 그림책에 쓰고 싶어 '여름이 온다' 에는 색을 칠하기보다는 다양한 색깔의 색종이를 그대로 잘라붙였다. 그는 "아이들의 에너지를 붙잡는 알록달록한 그림책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부산 박윤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