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평소 신었던 단화 가게에 그의 청빈한 발자취를 더듬어보려는 지역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교황이 즐겨 신던 신발은 별다른 장식 없이 끈으로 묶는 소박한 검정단화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 플로레스 지역에서 1945년부터 대대로 신발가게를 해온 무글리아(52)의 가게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 지역에서 나고 자란 프란치스코 교황은 20대 시절부터 무글리아의 할아버지와 아버지에게서 이 구두를 사 갔다.
아르헨티나의 인플레 때문에 지금 가격은 170달러(24만 원) 정도다.
구두가 닳으면 같은 구두를 또 사 갔다.
2013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즉위한 후 무글리아는 ‘좋아하시던 구두를 새것으로 한 켤레 보내겠다’고 연락했다.
이때 프란치스코 교황은 나이가 들고 발이 부어 주변에서 발에 맞는 구두를 찾아보겠다고 했다고 한다.
검정단화가 눈길을 끄는 것은 전임 교황들의 화려한 벨벳이나 실크신발과 대비되기 때문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전임인 베네딕토 16세는 붉은색 명품 맞춤 구두를 신었고, 2007년 패션지 에스콰이어의 ‘올해의 베스트드레서’ 액세서리 부문에 선정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중세시대부터 교황이 두르던 털 달린 벨벳 케이프 대신 흰색 겉옷을 입고 리무진 대신 포드의 포커스 차량을 이용하는 등 평소에도 화려한 치장과는 거리가 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