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계서열 3위 상원 임시의장은 93세
상임위장 16명 중 10명이 70세이상
美언론 “건강상태 공개 의무화해야”
12일 뉴욕타임스(NYT)가 미국 정계의 고령화, 특히 상원의 고령화가 심각하다며 내놓은 평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집권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71)은 동맥경화에 따른 대동맥 파열로 11일 숨졌다. 이 와중에 폐렴 증상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미치 매코널 전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84) 또한 지난달 이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매코널 의원 측은 부인하지만 지난달 그의 자택으로 출동한 구조대원들이 심폐소생술까지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WP는 “상원은 오랫동안 노화와 질병 문제를 반복해서 겪어 왔지만,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제도와 규정을 제대로 마련한 적이 없다”며 상원 내 ‘고령화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상원 중위 연령 64.7세… 미국인과 25.6세 차이
NYT에 따르면 미국인의 평균 은퇴 연령은 남성이 약 64세, 여성이 약 62세다. 즉, 일반 미국인이 일터를 떠나는 나이를 훌쩍 넘긴 정치인들이 국가의 핵심 의사 결정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상원 최연장자인 척 그래슬리 상원 임시 의장(공화당)은 1933년생으로 93세다. 동갑내기였던 다이앤 파인스타인 전 민주당 상원의원이 2023년 9월 숨진 후 미 의회 내 최연장자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 그래슬리 의원은 대통령 유고 시 상원의장을 겸하는 J D 밴스 부통령,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에 이은 승계 서열 3위 인사다. 이런 중요한 직책을 93세 의원이 맡는다는 것 자체가 정부의 연속성에 심각한 의문을 낳는다는 평가다.
6년 임기의 상원의원은 오래 재직할수록 의회 내 연공서열이 높아지고 상임위원장을 맡을 가능성도 높아진다. 지역구에 연방 예산을 끌어올 수 있는 영향력 역시 커진다. 2년마다 모든 의원이 교체되는 하원과 달리 오랫동안 ‘현직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기에 많은 상원의원이 한번 의회에 발을 담그면 장기 집권을 노린다고 WP는 분석했다. 그래슬리 의원은 1981년부터 45년째 상원의원으로 재직 중이다. 매코널 의원 역시 1985년부터 40년 넘게 재직 중이다. 미국 정계에서 ‘좌파 대부’로 통하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84) 또한 2007년부터 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다. 매코널 의원은 원내대표를 맡기 전 상원 윤리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지냈고, 그레이엄 의원 또한 예산위원장을 맡는 등 의회 내 여러 요직도 독식했다.● “의원 건강 상태 공개 의무화해야”
다만 나이가 많아질수록 질병에 걸릴 가능성은 커지는 만큼, 일정 수준의 건강 관련 자료 공개 의무나 직무 수행 불능 상황에 대한 규칙 등은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WP는 “연방법에 따라 의원들은 주식 거래 내역은 반드시 공개해야 하지만 건강 상태, 직무 수행 가능 여부, 심지어 의식이 있는지조차 공개할 의무는 없다”며 이 조항의 개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상원에는 총 16개의 상임위원회가 있다. 이 중 10개(62.5%) 위원회가 70세 이상의 고령 상임위원장을 두고 있다. 60세 이상인 상임위원장 수는 13명(81.3%)이다. 파인스타인 전 의원은 사망 전 장기간 의회에 출석하지 않았고 그가 속했던 법사위원회 또한 종종 교착 상태에 빠졌다. 그럼에도 그는 사망할 때까지 의원직을 유지했다. 점점 늙어가는 상원이 정부 기능을 마비시킬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를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개
- 슬퍼요 0개
- 화나요 0개

4 hours ago
2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