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미흡했다" 현대차의 자성…'하브 열풍'에 내놓은 야심작 [현장+]

3 weeks ago 7

10일 하이브리드 시스템 테크데이
하이브리드 열풍…차세대 시스템 개발
신형 팰리세이드 적용…"효율성 개선"
내년 후륜용 개발 …제네시스 탑재
소형·중형·대형·럭셔리 유연 대응
V2L 등 전동화 특화 기술 탑재

"(현대차그룹의 하이브리드가) 대형 차급에 미흡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지난 10일 서울 중구 크레스트72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테크 데이'에서 발표자로 나선 강동훈 제품권역전략팀 파트장은 이 같이 말했다. 현대차가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발에 나선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차세대 하이브리드는) 출력 커버리지가 대폭 확대되면서 제네시스와 같은 럭셔리 차부터 소형, 중형, 대형 등 차급별로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간 미흡했다" 현대차의 자성…'하브 열풍'에 내놓은 야심작 [현장+]

차세대 하이브리드 개발..."제네시스 탑재 예정"

현대차그룹이 전동화 국면에서 차세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개발에 나선 이유는 급변하는 시장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20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완성차 업계의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은 26.5%를 기록해 처음으로 20%를 돌파했다. 전동화가 예상보다 더디게 전환되면서 전기차와 내연기관의 장점을 두루 갖춘 하이브리드 선호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이 새롭게 개발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시스템 효율을 높여 연비와 동력 성능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소형, 중형, 대형, 럭셔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차종에 적합할 수 있도록 확장성도 구현했다. 또 하이브리드지만 전기차 특성도 갖춰 V2L(전기차 전력을 외부로 끌어 쓰는 기능)이나 시동을 걸지 않아도 공조나 엔터테인먼트 기능이 가능한 '스테이 모드'가 탑재됐다.

차세대 하이브리드 개발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현재 3종에서 5종으로 늘어나고, 그중 2.5 터보 하이브리드는 이달 양산을 시작한 현대차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에 탑재된다. 내년 후륜구동 2.5 터보 하이브리드를 출시하고 제네시스에 탑재할 계획이다.

"그간 미흡했다" 현대차의 자성…'하브 열풍'에 내놓은 야심작 [현장+]

현대차그룹 차세대 하이브리드, 어떤 기술 적용됐나?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두 개의 모터가 내장된 신규 변속기에 다양한 엔진 라인업을 조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동력 성능과 연비 향상의 비결은 변속기다. 차세대 하이브리드 변속기는 구동과 회생 제동을 담당하는 구동 모터(P2) 외에 시동·발전·구동력 보조 기능을 수행하는 신규 모터(P1)가 내장됐다.

"그간 미흡했다" 현대차의 자성…'하브 열풍'에 내놓은 야심작 [현장+]

즉 P1에 P2가 결합한 병렬형 구조로, 엔진에 직접 체결된 P1 모터는 기존 하이브리드 시스템에서 엔진에 벨트로 연결된 P0 모터에 비해 마찰 손실이 없어 에너지 전달 효율이 높고 주행 상황에 따라 P2 모터와 차량에 구동력을 보조한다. 또 변속기 허용 토크는 기존 37.4㎏f·m에서 46.9㎏f·m로 약 25% 상향돼 대배기량 터보 엔진에 결합 시 최대 토크를 자연스럽고 강력하게 발휘할 수 있도록 했다.

"그간 미흡했다" 현대차의 자성…'하브 열풍'에 내놓은 야심작 [현장+]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변속기는 P1 모터를 추가하고 변속기 허용 토크를 높였음에도 기존 수준 크기를 유지해 소형부터 중대형까지 다양한 차급에 탑재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P1·P2 모터의 냉각 구조 및 냉각 유량을 개선해 단위부피당 출력 밀도를 약 21%, 토크 밀도를 약 7% 높였다. 댐퍼와 전동식 오일펌프 등 주요 부품의 배치 및 크기 등을 최적화, 전체적 변속기 부피를 줄여 여러 차급에 대한 탑재 확장성을 확보했다.

현대차그룹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사진=현대차그룹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대형 SUV에 탑재되는 가솔린 2.5 터보 하이브리드는 최고 연비 L당 14.1㎞, 시스템 최고 출력 334마력, 최대 토크 46.9㎏f·m의 성능을 갖췄다. 가솔린 1.6 터보 하이브리드는 중형 SUV 기준 허용 토크가 37.4㎏f·m에서 38.7㎏f·m으로 증대돼 가속 응답성이 개선됐다.

하이브리드지만 전기차처럼..V2L 등 적용

이 밖에 현대차그룹은 다양한 전동화 특화 기술을 하이브리드 차량에 적용했다.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e-AWD)을 추가해 주행 성능을 높였다. 전·후륜 구동 모터의 독립적인 토크 제어로 가능한 e-VMC 기술도 개선됐다.

"그간 미흡했다" 현대차의 자성…'하브 열풍'에 내놓은 야심작 [현장+]

스테이 모드도 추가됐다. 고전압 배터리를 활용해 주행 전·후 정차된 차 안에서 시동을 켜지 않고도 공조나 멀티미디어를 포함한 차량 내 모든 편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배터리 충전량 70~80% 상태에서는 최대 1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V2L은 엔진 가동 시 지속해서 사용할 수 있으며 엔진이 작동하지 않는 스테이 모드에서는 배터리 용량의 최대 50%까지 사용할 수 있다.

"그간 미흡했다" 현대차의 자성…'하브 열풍'에 내놓은 야심작 [현장+]

당분간은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기존 현대차그룹의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공존하면서 상품이 운용될 예정이다. 강 파트장은 "차량 개발에 따라 순차적으로 차세대 하이브리드가 적용될 예정"이라며 "기존 하이브리드 또한 고유의 장점을 갖고 있다. 차급에 따라 적합한 파워트레인을 적용해 최적의 상품성을 구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