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17일 개봉
28년만에 장대한 서사 마무리
북극 심해서 맨몸 수영하거나
공중 비행기 날개 위를 걷는
'액션 장인' 톰 크루즈 인생작
대역없이 모두 실제 촬영 화제
잠시 생각해보자. 톰 크루즈는 어째서 대중의 갈채를 독점할까?
고대 석고상에 준할 만큼 완벽한 외모의 '현대판 아도니스'이기에? 출연작마다 박스오피스를 장악하는 '흥행 메시아'란 이유로? 드라마, 판타지, 스릴러, 블랙코미디를 횡단하는 '장르 초월형 연기 스펙트럼' 때문에?
여러 대답이 가능하겠지만 하나의 진실은 명확하다.
톰 크루즈는 목숨을 베팅하는 연기로 관객을 설득해내는 액션의 마법사란 점이다. 영화를 위한 배우로서의 헌신을 대중은 기억하고, 수십 년간 그 헌신을 학습한 관객들은 톰 크루즈에 신뢰를 보내왔다. 그 열광의 중심에, 톰 크루즈 인생 최고의 시리즈 '미션 임파서블'이 자리한다.
'미션 임파서블'이 장대한 서사를 마무리한다. 1996년 1편 이후 28년 만이다. 톰 크루즈는 자신이 평생 열연한 '미션 임파서블'의 주연 이단 헌트와의 '공식 이별'을 인정하진 않고 있지만 "시리즈 마지막 작품"이란 설이 파다해 이번 8편은 완결판으로 불린다.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을 최근 언론시사회에서 살펴봤다.
이단 헌트는 전편인 7편에서 십자형 열쇠 하나를 손에 쥐고 사라졌다. 헌트의 열쇠는 러시아와 알래스카 사이 베링해 심해로 침몰한 핵잠수함 '세바스토폴호'에 탑재된 초지능 인공지능(AI)을 무력화할 유일한 희망이다.
저 AI의 이름은 엔티티(The Entity). 스스로 지각 능력을 획득한 엔티티는 다른 AI를 초월하며 직접 결론을 내린다. "인간은 불필요하다"는 확신이었다. 엔티티를 신봉하는 신흥 사이비 종교가 탄생하고, 종말론이 지구를 뒤덮으며 세상은 폭력과 계엄이 일상화된다.
'1000분의 1초당 수백경 번'에 달하는 시뮬레이션을 거친 엔티티는 미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 영국, 이란, 파키스탄 등 세계 핵보유국의 서버를 차례대로 장악한다.
헌트는 소속기관인 IMF(Impossible Mission Force)의 의뢰를 받고 세바스토폴이 잠든 심해로 내려가야 한다. 헌트의 숙적인 가브리엘은 헌트의 약점을 잡은 뒤 십자형 열쇠를 가져오라고 '명령'한다. 엔티티를 지배할 힘을 얻으려는 계산이었다. 헌트는 어떤 선택을 내릴까. (여기까지가 초반 설정이고, 구체적 내용은 직접 확인함이 좋겠다.)
톰 크루즈는 불가능한 도전을 거듭해왔다.
부르즈 칼리파(828m) 맨몸 등정, 시속 100㎞ 고속열차 지붕 격투, 오토바이를 타고 암벽을 점프해 낙하산으로 착륙하기 등이 그랬다. 영화 제목 '미션 임파서블'은 톰 크루즈 연기를 은유했다.
8편도 기대할 만하다. 그의 액션 연기는 '만 62세'의 나이를 잊게 한다. 북극 초저온 심해에서 팬티 한 장 걸치고 수영하질 않나, 날아다니는 비행기 날개 위를 죽을힘을 다해 걸어 다니기도 한다. 수중전에 공중전, 자동차 격투신까지 황홀경이다.
이단 헌트가 적진으로 이동하는 신규 운송 수단도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든다. 제트기나 헬기 따위가 아니다. 그 무엇을 상상해도 그 이상이다.
현시대 가장 뜨거운 화두인 AI가 '빌런'으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시대정신도 충실히 반영됐다.
AI 엔티티는 정부 서버에 들러붙는 '디지털 기생충'이다. 특히 이단 헌트가 엔티티와 '대화'하는 장면이 꽤 인상적이다. 엔티티에 대응하고자 미국 대통령은 정치적 결단을 두고 고심하는데, 이 과정이 현실 세계에서의 외교적 함수와 결부되면서 흥미를 더한다. 1996년 1편의 '떡밥'까지 회수하니 서사마저 공들였다.
이번 영화는 2023년 개봉했던 7편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과 연결된다. 그러나 굳이 전편을 안 봤더라도 8편을 이해하기엔 무리가 없다. 다만 초반 1시간 동안 긴장하지 않으면 흐름을 다소 놓칠 만큼 복잡한 스토리 라인은 다소 단점이다.
러닝타임은 '169분', 하지만 늘 그랬듯이 톰 크루즈는 팬들을 실망시키는 법이 없다.
천년 뒤에도 기억될 액션 영화사의 걸작 중의 걸작. 17일 개봉.
[김유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