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 로켓츠의 반격을 이끈 베테랑 가드 프레드 밴블릿(31)이 이날 경기를 돌아봤다.
밴블릿은 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체이스센터에서 열린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플레이오프 1라운드 6차전에서 39분 53초 출전, 29득점 8리바운드 8어시스트 기록하며 팀의 115-107 승리를 이끌었다. 이 승리로 휴스턴은 1승 3패로 몰렸다가 3승 3패 동률을 만들었다.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밴블릿은 골든스테이트가 그에 대한 대비를 별로 안한 거 같다는 지적에 “그러지 않았기를 바란다. 상대의 경기 계획은 걱정하지 않았다. 그래도 읽어내는 것이 중요했다”며 생각을 전했다.
이어 “우리 팀은 시즌 내내 균형잡힌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 하나는 정말 자랑스럽다. 매 경기 각기 다른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슛을 터트려주고 있다. 우리가 어떤 팀을 상대하는지는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결국에는 상대 수비 방식을 보고 경기 흐름을 읽어낸 다음 여기서 나오는 것을 받아들여야한다”며 말을 이었다.
그의 말대로 휴스턴은 이날 경기에서 다섯 명의 선수가 두 자리 수 득점을 기록하며 고르게 활약했다. 이날도 다섯 명의 선수가 두 자리 수 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밴블릿의 활약은 컸다. 이메 우도카 감독은 “팀 전체가 기여하는 것은 언제나 중요하다. 오늘은 몇몇 선수들이 부진했지만, 다른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내줬다”며 이날 경기를 돌아본 뒤 “베테랑들은 플레이오프의 긴박함에 대해 알고 있다. 가끔씩은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적절한 순간에 몸을 사리면서 옳은 순간에 대비한다. 밴블릿의 경우 최고의 슛감은 아니었지만, 최근 정말 좋은 모습 보여주고 있다. 그는 이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다. 그는 챔피언이었다. 그에게서 그보다 못한 모습을 기대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밴블릿의 존재감에 대해 말했다.
밴블릿은 중요한 순간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을 묻자 “잘 모르겠다. 아마도 내 성격이 그런 거 같다. 나이가 들면서 침착하고 꾸준한 태도를 갖는 것이 최선임을 깨달았다. 너무 흥분하지도, 너무 침체되지도 않고 노력한 것을 믿고, 동료들을 다 보면 크게 보면 결국 통하기 마련”이라며 생각을 전했다.
밴블릿은 이날 경기전까지 플레이오프에서 통산 57경기를 소화했고 2018-19시즌에는 토론토 랩터스의 우승에 기여했다. 이같은 경험이 그에게 도움이 될까?
그는 “여름 내내 이런 순간들을 위해 훈련해왔고 시즌 내내 노력해왔다. 그리고 이런 순간에 두각을 나타내려고 노력하는 모습에 늘 자부심을 느껴왔다. 지난 2년간 이 팀에서 약간은 다른 역할을 맡았다. 이 그룹에서 최대한 많은 잠재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나는 때가 되면 나서서 중요한 플레이를 할 의지가 있고, 준비가 돼있다”며 자신의 경험에 대해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우리 팀이 균형잡힌 모습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알피(알피렌 센군)는 늘 그랬듯 잘했고, 스티븐 애덤스도 대단했다. 아멘(아멘 톰슨)도 균형잡힌 경기를 했다. 디비(DB, 딜런 브룩스)는 파울 트러블에 걸렸고, 제일렌(제일렌 그린)도 많은 득점을 못했지만 리바운드나 수비에서 정말 좋은 경기를 했다. 자바리(자바리 스미스 주니어)도 두 개의 결정적인 3점슛을 넣었고 애런(애런 할리데이)도 결정적인 3점슛을 넣었다”며 모두가 함께 이룬 승리임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젊은 선수들에 대해 “그들이 활약하는 모습은 크게 놀랍지 않다”며 칭찬했다. “1차전은 긴장했었고, 3차전도 첫 원정 경기라 비슷한 느낌이었다. 일단 그 충격을 극복하고 안정을 찾고나면 시즌 내내 해왔던 방식의 농구를 할 수 있었다. 계획대로 우리 농구를 충분히 높은 수준에서 펼칠 수 있었다. 이 선수들을 첫날부터 믿고 있었다. 이들의 능력을 알고 있기에, 오히려 이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면 실망했을 것”이라며 말을 이었다.
21득점 14리바운드 6어시스트 기록한 센터 알피렌 센군은 “정말 놀랍다”며 베테랑 밴블릿의 존재감에 대해 말했다. “우리는 2년째 이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는 코트 안팎에서 우리를 이끌고 있다. 우리는 그가 이번 시즌 뛰지 않을 때도 팀을 이끌도록 부탁했었다. 그는 ‘내가 뛰지 않을 때는 말하고 싶지않다’고 말했지만, 우리는 여전히 그가 필요했다. 그리고 돌아와서 팀을 이끌었다. 우리는 그를 따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코트에는 또 다른 베테랑이 존재감을 드러냈다. 17득점 5리바운드 기록한 센터 스티븐 애덤스가 그 주인공.
센군은 “연습 때 그를 상대하는 것이 정말 싫다. 다른 팀도 싫어할 거라 생각한다”며 베테랑 센터의 존재감에 대해 말했다.
애덤스는 “시스템을 믿고, 서로를 믿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선수들은 정말 잘해주고 있다. 이전 경기들을 보더라도 원 포제션 게임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우리는 각자의 역할에 집중하면서 그외에 너무 욕심을 내려고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시도하지 않았던 일로 팀 동료들을 놀라게 하고싶지는 않다. 가끔은 그렇게 해야 할 때도 있지만 시스템 안에 머물러야한다”며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그는 이어 “누구든 중요한 순간에 떠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 정규시즌에 주로 공격을 맡으며 평균 득점이 얼마만큼 된다고 가정해보자. 경기 내내 그를 수비해서 공을 잡지 못하게 할 수 있다. 그러면 슛 횟수가 줄어들고, 경기당 평균 득점도 줄어들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아, 저 사람은 라이저(riser)가 아니구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아니다. 그 선수가 갖고 있는 존재감을 생각해야한다. 수비를 몰리게 할 정도로 충분히 위협이 되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공격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다른 선수들이 득점을 더 많이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사람들은 ‘와, 저 친구가 라이저네’ 이럴 것이다. 각자가 어떤 가치를 두느냐에 달려 있다”며 말을 이었다.
휴스턴은 이틀 뒤 홈구장 도요타센터에서 골든스테이트를 불러들여 시리즈 7차전을 치른다. 그야말로 ‘끝장 승부’다.
애덤스는 “분위기는 정말 좋을 것이다. 팬여러분은 언제나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좋은 분위기속에서 경기를 치를 것”이라며 7차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샌프란시스코(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