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조화로 이룬 LG트윈스 ‘V4’...왕조 시대 활짝 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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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프로야구 LG트윈스가 완벽한 조화를 앞세워 새로운 왕조 시대의 서막을 활짝 열었다. LG트윈스는 지난 달 30일 막을 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한화이글스를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누르고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한국시리즈(KS)를 우승한 LG트윈스가 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통합우승 IN 잠실’ 행사에서 챔피언 트로피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LG트윈스는 1990년과 1994년, 2023년에 이어 네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기쁨을 누렸다. 2020년대 들어 리그 정상에 두 번 오른 팀은 LG트윈스가 유일하다. 명실상부 이 시대 ‘최강팀’임을 성적으로 입증했다.

LG트윈스의 우승에서 ‘조화’라는 키워드를 빼놓을 수 없다. 베테랑과 신예의 조화, 선수단과 프런트의 조화, 구단과 모기업의 조화가 삼위일체를 이뤘다.

이번 한국시리즈 엔트리를 살펴보면 신구조화가 완벽하게 이뤄져있다. 김현수, 박해민, 오지환, 박동원, 임찬규, 김진성 등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들이 앞장서 팀을 이끌었다. 문보경, 홍창기, 신민재, 구본혁, 문성주, 손주영, 유영찬 등 경험과 패기를 겸비한 20대 중견 선수들이 중심을 잡았다. 여기에 김영우, 송승기, 이주헌, 최원영, 박관우 등 신인급 선수들까지 실질적으로 팀에 힘을 보탰다.

이는 2010년대 후반부터 꾸준히 추진해온 투자와 육성의 결실이다. 사령탑이 몇 차례 바뀌긴 했지만, 구단의 방향성은 흔들리지 않았다.

프런트와 코칭스태프의 소통과 협력은 팀의 훌륭한 윤활유였다. 2018시즌을 마치고 선수단을 맡은 차명석 단장은 온화하면서도 유쾌한 성격으로 유명하다. 반면 염경엽 감독은 냉철하면서도 세밀한 분석가다. 두 사람은 허심탄회하게 소통했다.

차 단장이 “선수 활용 폭을 넓혀 달라. 눈앞의 1승보다 선수단 체력 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제안하면, 염 감독은 “시즌을 길게 보겠다”며 흔쾌히 수락하는 식이다. 그 덕분에 구본혁, 이주헌, 박관우, 최원영 등 쏠쏠한 백업 자원을 발견할 수 있었다. 불펜은 3연투 없이 체력을 비축하면서 시즌 막판까지 꾸준히 활약을 이어갔다.

시즌 도중 새 외국인투수 앤더스 톨허스트를 영입한 것은 ‘신의 한수’였다. 톨허스트는 메이저리그 경험이 전혀 없는 무명 선수였지만, 전력분석팀과 스카우트는 철저한 관찰과 분석 끝에 그가 한국 프로야구에 통한다고 확신했다. 결국 톨허스트는 정규시즌 팀에 6승을 선물한 데 이어, 한국시리즈에서도 혼자 2승을 책임졌다.

모기업과 야구단의 소통도 빈틈없었다. FA 영입 등 팀 운영에 있어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 모기업은 신속한 의사결정과 효율적인 대응으로 야구단에 힘을 불어넣었다. 과거에는 지나친 간섭이 선수단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지금은 조용하면서도 체계적으로 팀을 돕는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강조하는 창의적 인적자원 개발, 데이터 기반의 전략 수립, 미래인재를 키우는 시스템 등 선진적 경영기법이 야구단에도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LG트윈스는 우승을 확정짓자 ‘돌아온 챔피언’이라는 우승 엠블럼을 공개했다. 구단 관계자는 “LG트윈스가 단발적인 성공을 넘어 지속 가능한 강팀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는 ‘왕조’ 구축에 대한 의지로도 해석된다.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에는 왕조를 이룬 팀이 여럿 있었다. 1986년부터 1989년까지 4년 연속 정상에 오른 해태타이거즈가 초대 왕조를 구축했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차지했던 삼성라이온즈도 왕조의 주인공이었다. 가장 최근에는 2015년과 2016년, 2019년 정상에 오른 두산베어스가 꼽힌다.

전문가들은 LG가 충분히 새 왕조를 이룰 능력이 있다고 본다. 현 전력이 탄탄한 데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오는 거포 이재원, 투수 김윤식, 이민호 등도 팀에 합류한다. 미국에 진출했던 마무리 고우석도 복귀가 유력하다. 신인드래프트에서 뽑은 신인 양우진도 즉시 전력감으로 여겨진다.

염 감독은 “시즌 치르면서 어려움이 많았지만, 사무국과 코칭스태프, 선수단 모두 서로 소통하며 부족한 부분을 메워왔다”며 “우리 팀은 누가 한 명이 특출나게 잘해서 우승한 것이 아니라 팀이라는 한 울타리에서 서로 마음을 공유하며 1위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승 다음 시즌에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면서 “내년에도 다시 이 자리에 서도록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31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LG트윈스와 한화이글스 경기. 4-1로 승리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LG 선수들이 승리를 자축하며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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